[사설] 부동자금 1000조원시대 코앞…규제완화로 풀어야

부동자금 1000조원이 코 앞이다. 규모도 사상 최대지만 그 증가 속도가 LTE급이다. 부동자금의 규모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540조원이었다. 그 후 10년도 안돼 지금은 954조원 수준으로 늘어났다. 거의 두배다. 하지만 이 기간 GDP 규모는 1조200억 달러에서 1조4000억 달러로 증가했을 뿐이다. 말 그대로 GDP는 산술급수로, 부동자금은 기하급수로 늘어났다. 투기장세의 폭발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부동자금은 필연적으로 투기화된다. 수시입출식 예금 금리는 0.01%까지 떨어졌다.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도 1%가 안된다. 물가 상승과 세금을 고려한 실질 이자는 마이너스다. 그런 곳에 돈이 고여있다는 건 어디론가 몰려가기 위해 대기중이란 의미다. 이미 돈된다 싶은 곳에는 수조원이 몰린다. 공모주와 수익형 부동산,강남 재건축시장은 돈 천지다. 수익형 부동산에 1만대 1의 경쟁률, 별 이름도 알기 어려운 3개 기업에 7조원의 공모주 청약 등 투기는 시작됐다.

투기는 단속으로 근절되지 않는다. 숨죽였다 또 올라온다. 게다가 돈 놓고 돈 먹는 합법적인 것도 없지않다. 투기는 부의 양극화를 불러온다. 그건 국민의, 국가의 분열로 나타난다. 망국으로 가는 길이다. 부동자금의 선순환을 위한 조치가 시급한 이유다. 부동자금은 결국 가야할 곳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낮은 수익률을 참고 안전자산으로 옮겨가는 건 바람직하다. 이미 그런 현상도 없지 않다. 요즘 증시 채권형 펀드로 가는 돈과 주식형 펀드로 가는 돈의 비중은 거의 7대 3이다.

결국 부동자금 선순환의 관건은 새로운 투자처의 발굴이다. 여기에 부동자금을 유입시켜야 한다. 이곳저곳 소용돌이가 이는 투기의 저수지에 물꼬를 터주는 것이다. 중위험 중수익의 금융상품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수요시장의 공급확대다. 증시를 통해 민간 펀드와 민간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질 여건을 조성해주는 것이다. 그건 말할 것도 없이 규제완화가 답이다. 기업들이 투자할만한, 젊은이들이 창업할만한 실질적인 규제완화가 필요하다. 기득권 집단의 저항에 막혀있는 규제를 풀어야 한다. 첨단 IT기술을 활용한 의료산업이나 새로운 형태의 관광 서비스산업 등 신규 수요창출형 규제완화는 많다. 그건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진다. 일거양득이다. 부동자금은 감초가 될 수 있다. 독이 되기도 약이 되기도 한다. 약이 되는 규제완화, 그걸 찾아 곧바로 시행해야 한다. 한시가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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