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 확인 허술한 렌터카 앱, 보험사기 온상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고등학생 김모(18) 군은 지난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를맞아 여자친구 곽모(18) 양과 데이트에 차를 끌고 나가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다. 문제는 운전면허가 없다는 것. 스마트폰을 이리 저리 뒤지던 김 군의 눈앞에 어머니의 지갑이 눈에 띄었다.

김 군이 어머니의 운전면허증과 신용카드를 꺼낸 뒤 어머니의 스마트폰에 설치한 앱은 바로 시간 별로 차량을 렌트 할 수 있는 렌터카 앱 G모 앱이었다. G모 앱을 포함한 렌터카 앱은 설치 후 운전면허증 등록과 결제를 위한 신용카드 등록과정이 있지만 어머니의 지갑을 가진 김모 군에게 인증 과정은 문제가 아니었다.

김군은 이날 K3 차량을 렌트한 이후 약 한달 간 총 9번에 걸쳐 각종 차량을 렌트해 무면허 운전을 일삼았다.

그러던 중 지난 3월 18일 서울외곽순환도로 상일 IC 방면에서 하남분기점 방향으로 여자친구를 태우고 운전을 하며 앞차 카이런 승용차를 바짝 쫓아가던 중 앞차가 브레이크를 밟자 피하지 못하고 추돌하고 말았다.

카이런에 타고 있던 운전자와 동승자 3명은 2주 간의 치료를 요하는 부상을 입었다. 대인ㆍ대물 피해액은 총 753만여원에 달했다. 이들은 김 군에게 보험 처리를 요구했다.

김군은 보험사에 연락을 했지만 보험사에서는 보험특약 상 만 21세 미만이 운전을 했을 경우 보험처리가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게다가 렌터카 앱 기록상으로 운전을 한 것은 김 군의 어머니였다. 결국 김군은 여자친구 곽모 양에게 “어머니인 것처럼 꾸며 보험 접수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렌트카 공제조합은 이들이 미성년자임을 눈치채고 “미성년자들이 교통사고가 나자 운전자를 바꿔치기해보험 청구를 하는 것 같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사진설명> 렌터카 앱은 가입과정에서 운전면허증과 신용카드 정보를 인증하도록 돼 있지만 부모님의 신분증과 신용카드를 가진 미성년자가 허위 정보를 입력하고 무면허 운전을 하는 것은 막을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군이 이용한 렌터가 앱 G모 앱에서 차량을 선택해 빌리는 장면.

결국 김군은 컴퓨터등사용사기죄로, 김 군을 말리지 않은 곽 양은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서울 남대문경찰서 관계자는 “미성년자나 무면허 운전자 등 운전을 할 수 없는사람들도 손쉽게 차량을 운전할 수 있어 사고 시 보험 접수가 되지 않고 대형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 및 강력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면서 “휴대폰 앱을 통한 차량렌트 규제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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