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사이드] 獨 친환경차의 두 얼굴…유럽선 많이 팔면서 한국에선 티끌 수준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국내 수입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독일차들이 자국인 유럽에서는 상당수의 친환경차를 판매하면서 국내에서는 여전히 디젤ㆍ가솔린 중심의 내연기관 모델에만 치중하고 있다.

유럽 현지에선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에 적극 나서는 반면, 국내에서는 배출가스를 내뿜는 내연기관 위주의 모델만 선보여 친환경차 시장 확대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2010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차는 총 101만6527대였다. 


수입차 시장은 2009년 마이너스 1.1% 성장에 머물다 2010년 48.5%로 급증하면 본격적인 전성기에 돌입했다. 이후 2011년 16%, 2012년 24.6%, 2013년 19.6%, 2014년 25.5%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20% 이상 성장해 연평균 25% 전후의 성장률을 보였다.

하지만 이 기간 수입차 전성기를 이끈 독일 브랜드들은 친환경차 판매에 있어 매우 저조했다. 1, 2위를 다투는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 지금까지 전체 판매량 중 친환경차 비중은 단 1%도 되지 않는다.

BMW코리아는 총 20만7694대를 판매했는데 친환경차는 899대로 겨우 0.43%에 불과하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총 18만2978대를 판매했는데 친환경차는 279대만 판매해 비중은 0.15%밖에 되지 않는다.

아우디는 12만대 이상을 기록하고도 지금까지 친환경차는 단 11대만 판매했다.

지난해 전 세계적인 디젤 배출가스 조작을 일으켰음에도 현재 국내에서 제대로 된 리콜조차 시작하지 못하고, 검찰 수사까지 받고 있는 폴크스바겐의 경우 국내에서 단 한 대의 친환경차를 팔지 않았다. 폴크스바겐은 지난 7년간 BMW, 벤츠에 이어 세 번째(14만3760대)로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브랜다. 


그동안 이 만큼의 물량을 판매했음에도 친환경차 기록은 ‘0’이다. 반대로 전체의 92%가 디젤 엔진일 정도로 디젤 의존도가 특히 높았다. 지난해 디젤 배출가스 조작이 판명된 다수의 차들이 아직도 국내 도로에서 배출가스 기준치를 훌쩍 넘기며 달리고 있지만,친환경차 모델은 아직까지 없다.

유럽에서는 상황이 크게 다르다. 미국의 전기차 전문 분석업체 ‘EV Obsession’에 따르면 올해 4월 누적 유럽 전기차 판매량 상위 20위 안에 폴크스바겐 골프 GTE가 4345대로 4위에 랭크돼 있다. BMW i3가 3492대로 6위고, 아우디 A3 e-트론이 2883대로 9위다. 벤츠의 C 350e도 1541대로 12위를 차지하는 등 이들 모델 포함 전체 20개 모델 중 독일 4개 브랜드 모델은 총 11개를 차지했다. 유럽에서 단 4개월 동안 판매한 독일 4개 브랜드의 전기차 판매량은 1만9308대다. 이는 국내에서 77개월 동안 판매한 친환경차 1189대에 비해 16배가 넘는 수준이다.

독일 4사 브랜드의 국내 수입 친환경차 시장 참여가 극도로 저조하다는 점은 전체 수입 친환경차 판매량에서 렉서스, 도요타를 뺐을 경우 더 극명하게 드러난다. 2010년부터 올해 5월까지 렉서스는 전체의 59%가 친환경차 모델이었고, 도요타도 35.1%를 기록해 전통적으로 친환경차 시장 강자다운 면모를 재확인시켰다.

이 때문에 렉서스와 도요타가 수입 친환경차 전체의 92%를 차지해 렉서스와 도요타를 빼고 나면 수입 친환경차는 극소수로 줄어든다.

실제 렉서스, 도요타를 포함시킨 결과 친환경차는 4만1466대로 전체의 4%였지만, 두 브랜드를 빼면 친환경차 비중은 0.3%로 급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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