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개인’ 4회 만에 조기 종영…유상무 빈자리 컸던 ‘우여곡절 4주’

[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어느날 갑자기 외.개.인’이 어느 날 갑자기 막을 내렸다. 유상무의 성폭행 논란이 복병이었을까, 첫 방송은 강행했지만 결국 이른 종영을 맞게 됐다. 지난 5일 첫 방송을 시작해 4회 만이다.

▶개그맨 한자리에, 외국인 개그맨? 신선한 출발, 유상무라는 복병= KBS2 예능프로그램 ‘어느날 갑자기 외.개.인.(이하 ’외개인‘)’은 방송4사 개그맨들이 총 집합해 코미디언을 꿈 꾸는 외국인들의 멘토이자 심사위원으로 나섰다. 각 방송사를 대표하는 개그맨 출연진이 4개 팀으로 나눠 외국인 개그맨 선발하는 방식이다. 출신 방송사를 막론하고 대세 개그맨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는 것만으로도 이슈가 됐다. 최종 선발된 외국인은 KBS2 TV ‘개그콘서트’ 무대에 설 수 있는 파격적인 기회를 걸어 기대를 모았다. 무엇보다 판박이 예능이 아닌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을 받았다.

[사진=KBS 제공]

시작은 장대할 뻔 했으나 예상치 못한 변수가 찾아왔다. 지난달 21일 ‘외개인’ 첫 방송을 앞두고 3일 전인 18일 오전 유상무가 성폭행 혐의로 피소됐다. 바로 다음날인 19일 잡혀 있던 ‘외개인’ 제작발표회가 취소됨은 물론 방송 날짜도 무기한으로 미뤄져 편성이 불투명해졌다. 유상무는 ‘외개인’을 비롯해 출연하고 있던 방송에서 모두 하차한다고 밝혔지만 이미 유상무와 촬영을 마친 기 촬영 분은 뾰족한 수가 없었다.

▶방송 강행, 유상무는 통 편집 CG처리= 유상무는 없지만 ‘외개인’은 방송을 강행했다. 지난 2일 KBS측은 ‘외개인’ 제작발표회를 열고 5일 첫 방송을 알렸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김상미 PD는 유상무의 빈자리에 “특별한 영향은 없다”고 강조했다. 원래 유상무는 유세윤, 이상준과 함께 달샘이 팀을 꾸려 멘토 역할을 할 예정이었다. 이에 김 PD는 “큰 영향 없이 두 사람이 충분히 멘토 역할을 소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방송 시간에는 큰 영향을 줬다. 토요일 밤에서 일요일 오전으로 시간대가 재 편성됐다. 

[사진=OSEN제공]

우려와 기대 속에서 시작한 ‘외개인’은 우려를 현실로, 기대는 실망으로 만들었다. 유상무는 예상대로 통 편집 됐다. 1회는 분할 편집을 통해 유상무의 빈자리가 크지 않았다. 달샘이 팀의 유세윤이 일당 백을 해냈다. 유상무는 중간 중간 어깨만 보일 뿐이었다. 하지만 2회부터는 버거워 지기 시작했다. 뚱뚱보팀, 개그우먼 셋으로 구성된 이김박 팀 등 저마다 개성이 뚜렷해 각자의 방식으로 분량을 끌어냈지만 단 두 명인 달샘이 팀은 이를 잘 발휘하지 못했다. 자료 화면에 등장한 유상무 얼굴을 복면으로 처리하는 고군분투를 보이기도 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기 촬영분을 본 뒤 “유상무의 빈자리가 컸다”며 “편집 전에 비해 편집 후에 재미가 반감된 건 사실”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팀 마다 진행하는 밀실 인터뷰가 또 다른 재미를 주는 요소지만 달샘이 팀은 편집될 수 밖에 없었다.

통 편집이 한계가 오자 급기야 유상무를 컴퓨터 그래픽(CG) 처리하는 웃지 못할 장면이 연출됐다. 지난 19일 방송된 3회분에서는 달샘이 팀 풀 샷에 유상무가 현금인출기(ATM)으로 CG처리 됐다. 마지막 방송이었던 26일 4회분에서는 CG 처리는 물론 목소리까지 등장했다. 유상무의 얼굴만 팥빙수 CG로 처리하고, 유아인의 성대모사로 “어이가 없네”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그대로 나갔다.

▶저조한 시청률, 외국인 개그맨 선발은 도루묵= 신선한 소재와 더불어 유상무 사건으로 화제를 모으는 데는 성공했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성적은 ‘꽝’이었다. 토요일 밤 황금 시간대에서 일요일 오전으로 옮긴 탓일까, 전국 기준 3.8%, 수도권 기준 3.7%(닐슨 코리아)로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2.5%까지 추락하며 저조한 시청률을 보였다.

[사진=OSEN제공]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지난 21일 KBS는 “‘외개인’이 4회를 끝으로 조기 종영 된다”며 “애초에 4회로 편성한 파일럿 프로그램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마지막 방송에서도 네 팀은 열정을 불태웠다. 달샘이 팀(유세윤, 이상준)은 정극 연기 수업을, 농상공(이용진, 양세찬, 이진호)팀은 청계천에서 건달 개그 강좌를 펼쳤다. 이김박(이국주, 김지민, 박나래) 팀은 몰래 카메라를, 뚱뚱보 팀(유민상, 김준현, 서태훈)은 대학로를 찾아 선배인 서남용의 사물 개그를 함께 본 후 삼겹살 집에서 뒤풀이를 가졌다. 갑작스러운 종영에 외국인 개그맨을 선발한다는 소기의 목표도 달성하지 못한 채 맛보기 수업으로 끝을 맺었다.

유상무의 성폭행 공방은 아직 진행중이다. 혐의를 벗지 못한 채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방송은 끝났지만 그 뒷맛은 개운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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