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약속을 지킨 결실을 맺으려면

제임스 안 LA 한인회장이 한인사회의 숙원사업인 커뮤니티 센터 건립에 써달라며 20만달러를 기부했다.

안 회장은 지난 2014년 취임과 동시에 “커뮤니티센터 건립을 위한 종자돈으로 20만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밝혔고 퇴임을 며칠 앞둔 시점에 결국 약속을 지켰다. 약속을 밥먹듯 어기는 게 한인사회의 풍토임을 볼때 안 회장의 기부는 거듭 칭찬해도 마땅하다.

상당한 자산가로 알려진 안 회장에게 사실 20만달러는 ‘눈 딱 감고 내놓을 만한 돈’일지 모른다. 하지만 돈이라는 것은 부자에게도, 서민에게도 귀한 것은 매한가지다. 특히 자기돈을 선뜻 내놓는다는 것은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안 회장 역시 욕을 먹더라도 ‘나 몰라라’식으로 일관했다면 20만달러 기부 없이 자리에서 물러날 수 있었다. 말 그대로 공약이요 약속이었지 계약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안 회장의 20만달러는 커뮤니티 센터 건립의 시작이지 끝은 아니다. 이 돈이 과연 커뮤니티 센터 건립이라는 과실로 이어질지 아니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그냥 수표 한장으로 그칠런지는 한인커뮤니티에 달려 있다. 서로 힘을 합해 노력하고 또 노력하면 건물이 들어설 것이요, 언제나 그렇듯 서로 아귀다툼에 이리 뜯고 저리 뜯기다 보면 건물은 커녕 빈터 하나 못보게 될 것이다.

롤모델은 그리 머지 않은 곳에 있다. 오렌지카운티 한인회는 역대 한인회장들이 16년 가까이 적립한 43만달러에 OC 한인문화센터 이상원 전 이사장 그리고 김가등 OC 한인회장이 각각 기부한 10만달러를 더해 63만달러의 종자돈을 마련했다. 여기에 한인회가 절반의 지분을 보유한 현 OC 한인회관을 매각, 40~50만달러의 현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OC 한인회는 한인회관 건립 예산을 약 500만달러로 잡고 이 예산의 60%에 해당하는 300만달러가 모이면 건물 혹은 건물 부지 매입에 나설 예정이다. 부족한 금액은 한인 1명당 20달러 모금 캠페인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LA 한인커뮤니티 센터 역시 이를 잘 참고해 진행할 만하다.

안 회장의 이번 기부에 굳이 아쉬운 점이 있다면 20만달러라는 거금이 전해진 기관이다. 안 회장의 20만달러는 Korean community center of LA라는 비영리 단체에 기탁됐다. 그런데 이 단체는 제임스 안 회장과 로라 전 후임회장이 손잡고 세운 비영리 단체다. 기관에 등재돼 있는 이름도 안 회장, 로라 전 이사 외에 또 한명의 한인 등 3명 뿐인 것으로 알려진다. 결국 자기돈을 자기가 세운 단체에 넣은 셈인데 여기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한인이 많다.

특히 안 회장이 ‘차기 한인회의 이사장 취임이 유력하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20만달러 기부 회견은 결국 ‘퍼포먼스’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부분은 안 회장이 인원 충원과 동시에 프로젝트에 돌입하고 재정관리 권한에서 손을 떼면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다. 취임당시의 약속을 지킨 안 회장이 과연 그 열매를 맺을 수 있을 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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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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