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시 숙취운전 단속 동행해보니 ②] 소주1ㆍ맥주2병 마신 70㎏ 男, 깨는데 무려 12시간

-숙취 운전 정말 위험…출근길 음주사고 전체의 10%

-숙취운전자, 일반운전자 비해 과속ㆍ신호 위반 잦아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직장인 A 씨는 간밤에 부장이 연 회식자리에 참석했다. A 씨는 평소에는 소주 서너 병도 마시는 ‘말술’이지만 다음날 일찍 지방 출장을 가야 해서 소주 1병과 맥주 2병을 마시고 자정 무렵 술자리를 파해 곧장 집으로 들어가 잠을 잤다. 다음날 새벽 5시 경 찌뿌듯한 몸을 이끌고 지방 출장을 위해 운전대를 잡은 A 씨 눈앞에 음주 단속 경찰관이 나타났다. 간밤에 푹 잤다고 생각한 A 씨는 음주측정기를 자신있게 불었지만 혈중알코올 농도 결과는 면허 정지 수치인 0.147%가 나왔다.

흔히 지난 밤에 술을 마시더라도 잠만 푹 자고 일어나면 운전대를 잡아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28일 새벽의 불시 숙취운전 단속에서도 이는 사실로 입증됐다. 현장 경찰들도 하나같이 음주 후 자고 왔는데 알코올 농도가 높게 나왔다며 불만을 터뜨리는 운전자들을 수없이 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의사들 역시 같은 견해다.

몸무게 70㎏의 보통 성인 남성이 소주 1병과 맥주 2병을 마셨을 경우 음주 정지 기준치 이하로 혈중 알코올농도가 떨어지려면 최소 12시간이 걸린다. [자료=폴인러브]

김철환 서울 백병원 교수의 계산에 따르면 몸무게 70㎏의 보통 성인 남성이 소주 1병과 맥주 2병을 마셨을 경우 최고 혈중알코올 농도는 무려 0.222%에 달하고 이 수치가 음주 정지 기준치인 0.05% 이하로 떨어지려면 최소 12시간이 걸린다.

이는 개인차는 있지만 보통 혈중 알코올농도가 시간당 0.015%포인트 씩 감소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주 한병만 마셨더라도 6시간을 자도 여전히 면허 정지가 될 수 있는 상태이며 10시간은 쉬어야 완전히 몸속 알코올이 분해된다. 결국 술을 마신 다음날 점심까지는 운전대를 잡지 않아야 한다는 얘기다.

최근 국민안전처와 도로교통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 간 연 평균 교통사고 사상자 수는 34만여명이고 이중 음주운전 사고로 인한 사상자수는 14.4%인 4만9795명에 달했다.

하루 평균 136명이 음주 운전 사고로 다치거나 사망한 셈인데 이중 출근시간 대 발생한 사고는 약 10%에 달했다.

실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이 지난 20~24일 음주단속을 벌인 결과 전체 단속된 573건 중 새벽과 주간시간대 단속 적발 건수는 101건으로 전체 17.6%로 나타났다. 오전 5~7시에 적발된 경우는 48명으로 이중 10명이 면허가 취소됐다.

영국 손해보험회사 RSA와 브루넬 대학교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숙취운전자는 술을 전혀 마시지 않은 운전자보다 평균 시속 16㎞ 더 빠르게 달렸고 차선 위반은 4배, 교통신호 위반은 2배 많았다.

경찰 관계자는 “전날 술을 마신 뒤 자고 나면 술에서 깬다고 생각하지만 충분히 면허 취소나 정지가 나올 수 있는 만큼 술을 마신 다음날에는 운전대를 잡지 않는 것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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