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진영, 말바꾸기 이어 증거인멸 논란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진영이 국민투표 이후 말바꾸기를 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공식 캠프 홈페이지의 자료를 모두 삭제해 증거인멸을 하려 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뒤 다시 복원하는 일이 일어났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 외신에 따르면, 브렉시트 공식 캠프인 ‘탈퇴에 투표를(Vote Leave)’ 진영의 홈페이지(http://www.voteleavetakecontrol.org/)는 27일(현지시간) 경선 기간 동안 노출시켰던 홍보 자료를 모두 삭제하고 ‘감사합니다(Thank You)’라는 메시지만 메인 화면에 띄웠다. 삭제되기 전에는 EU 분담금, 이민, 자유 무역 문제 등에 대한 탈퇴 진영의 입장과 정치인들의 연설, 인터뷰, 기고문 등이 실려 있었다.

네티즌들은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퍼뜨리며, 구글 검색 등 우회 경로를 통해 기존 자료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고 증거 수집에 나섰다. 그들은 탈퇴 진영이 경선 과정에서 했던 주장들을 증거인멸하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탈퇴 진영이 국민투표 이후 말바꾸기와 거짓 공약 논란에 휩싸여 있기 때문에 발뺌하려 한다는 것이다.

[사진=브렉시트 공식 캠프인 ‘탈퇴에 투표를(Vote Leave)’ 진영의 홈페이지(http://www.voteleavetakecontrol.org/) 캡쳐]

탈퇴 진영의 리더이자 EU와 탈퇴 협상을 진행하게 될 유력 차기 총리 후보인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이 “영국은 유럽의 일부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고 어조를 낮춘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사람들이 브렉시트에 투표한 것이 이민에 대한 걱정 때문이라고 생각지 않는다”며 영국에 사는 EU 시민들(이민자)은 앞으로도 그들의 권리를 보장받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의 이러한 입장은 탈퇴 진영 승리의 주요 원인이 반(反)이민 정서 때문이라는 세간의 해석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탈퇴 진영의 다른 정치인들도 마찬가지다. 다니엘 해넌 영국 보수당 의원은 영국이 EU 탈퇴 후에도 이민자에게 복지 혜택을 줘야 하는 노르웨이 모델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나이젤 에반스 의원은 “EU를 떠나면 이민자가 줄어드냐”는 질문에 “통제할 것”이라고만 했다.

EU분담금을 어디에 쓰느냐에 대해서도 거짓말을 했다는 논란이 있다. 브렉시트 진영은 영국이 EU에 매주 3억5000만 파운드(약 5600억 원)를 내고 있다며 EU를 탈퇴하면 이 돈을 전액 NHS(의료보험)에 쓸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 EU로부터 되돌려받는 것을 감안하면 분담금의 규모가 터무니없이 과장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극우정당인 영국독립당의 나이젤 패라지 당수는 해당 자금을 NHS에 쓰겠다는 주장은 “탈퇴 공식 캠프의 실수”라고 했다.

브렉시트 공식 캠프 홈페이지는 논란이 일자 내용을 복원해, 현재는 다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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