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회장, “추가 정신감정 안받는다”…성년후견인 지정 여부 이르면 8월 결론

-신격회 회장 측 현재 입원한 아산병원에서 추가 감정도 거부해

-재판부, 추가 정신감정 없이 치매약 처방 여부 등 의료기록 검토로 최종 판단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27일 오후 진행된 신격호(94ㆍ사진)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법정대리인) 지정 재판에서 양 측이 추가 정신감정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재판은 서면 심리로 진행돼 오는 8월 중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서울가정법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법률 대리 변호사들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 측은 추가 정신감정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신격호 회장의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측 김수창 변호사는 “신 총괄회장이 감정을 거부하고 있으며, 지난번 입원 이후 고열이 오르는 등 건강에 문제가 생겨 가족들도 추가 감정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은 현재 입원해 있는 아산병원에서 정신 감정을 받는 것도 거부하고 있다. 재판 청구인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 신정숙 씨 측 이현곤 변호사는 “신 총괄회장 측에 현재 입원한 병원에서 정신감정을 받으면 안되겠느냐는 의향을 물었지만 완강하게 거부했다”며 “재판이 길어질 가능성이 커 추가로 감정 요청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날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지난 9일 고열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뒤 송파구 아산병원으로 옮겨간 이유에 대해 “입원 시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고령인 신 회장이 보다 좋은 시설의 입원실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상대적으로 입원 시설이 잘 갖춰진 아산병원으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신정숙 씨 측 변호인은 ”정신 감정기관으로 지정된 서울대병원을 회피하고자 병원을 옮긴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총괄회장이 정신감정을 받을 의사가 없다고 강조함에 따라 재판부는 신 총괄회장의 의료기록을 검토해 성년후견인 지정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신 총괄회장이 서울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병원에서 과거 치매 치료약을 처방받은 기록과 과거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에 2박 3일 입원했던 의료기록을 확보한 상태다.

지난 1월 18일 신 총괄회장의 여동생 신정숙 씨는 “오빠가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보고) 성년후견인을 지정해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냈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달 16일 정신감정을 위해 서울대병원에 입원했지만, 사흘 만에 감정을 거부하며 퇴원했다. 퇴원 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머무르던 신 총괄회장은 이달 9일 고열 증세로 서울대병원에 재입원했고, 이달 18일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으로 옮겼다.

신 총괄회장이 성년후견인 지정을 확정받게 되면 롯데 경영권을 놓고 동생 신동빈 회장과 다툼을 벌이고 있는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의 입지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자신을 롯데그룹의 후계자로 지목했다고 주장하며 경영권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