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는 안해놓고…뒤늦게 ‘리그렉시트’ 말하는 청년들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가 국민투표에서 결정된 이후 재투표를 실시하자는 등의 ‘리그렉시트(Regrexit)’ 움직임이 일고 있다. 특히 청년층의 반발이 거세다. 그러나 이번 국민투표에서 청년층의 투표율은 다른 어느 세대보다 낮다는 점에서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리그렉시트란 ‘후회(Regret)’와 ‘브렉시트(Brexit)’를 합친 신조어로, 영국의 EU 탈퇴 결정에 후회하고 이를 되돌리려는 움직임을 말한다. 국민투표 결과 찬성 52% 대 반대 48%로 어느 한쪽이 압도적으로 승리하지 못한 데다, 국민투표가 법적 효력을 가지지 않기 때문에 나타난 후유증이다.

영국 하원 청원사이트에는 국민투표를 다시 하자는 청원에 300만명 이상이 서명했고, 스코틀랜드ㆍ북아일랜드ㆍ런던 등 EU 잔류 지지가 높았던 지역에서는 영국에서 독립해서 EU에 남아있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히 청년층의 후회는 더욱 크다. 그들은 ‘우리가 무슨 일을 한 것인가(What we have done)’라는 해시태그로 소셜네트워크(SNS)에 리그렉시트 분위기를 조성하는 한편, 런던 의사당 인근 의회광장에서 집회를 여는 등의 직접 행동에도 나서고 있다. EU의 시민으로 태어나 평생을 살아온 이들은 대영제국의 옛영광에 대한 향수를 간직하고 있는 노년층과는 달리 EU 잔류를 높은 비율로 지지했다. “우리는 앞으로 살 날이 많은데 노년층이 우리의 미래를 함부로 결정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청년층은 다른 어느 세대보다 투표율이 낮아 재투표 주장은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국민투표 세대별 투표율을 보면 18~24세는 36%, 25~34세는 58%에 불과하다. 평균 투표율인 72.2%에 훨씬 못미친다. 투표율은 나이가 올라갈 수록 높아진다. 35~44세 72%, 45~54세 75%로 중년층은 평균 수준이고, 55~64세는 81%, 65세 이상은 무려 83%에 달한다. 세대별 투표 성향이 너무 달라 ‘세대 간 전쟁’이라고까지 불렸지만, 막상 청년층의 ‘참전 비율’은 극도록 낮았던 것이다.

한편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27일(현지시간) 의회에서 “(국민투표) 결과에 대한 의문은 있을 수 없다. 나는 분명하다. (국민투표) 결정은 수용돼야만 한다는 데 내각이 동의했다”며 재투표를 실시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재차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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