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결국 ‘방산비리’ 아니었다

“이건 누군가 책임질 일 아닌가요?” 한 군인의 하소연이다.

방위사업청이 지난 27일 유럽산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AW-159) 4대의 최종 수락검사를 아무 이상없이 마치고 해군에 인도한 뒤 나온 일성이다. 그동안 ‘방산비리’ 주범으로 낙인찍힌 와일드캣 성능에 이상이 없다면, 지금까지 세상이 그렇게 떠들어댄 와일드캣 비리로 고통당한 사람은 누가 책임질거냐는 항의성 발언이기도 하다.

수락검사는 우리 군이 수입한 외국 방산업체 무기를 실제로 넘겨받아 성능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 최종 점검하는 단계다. 여기서 이상이 없으면 해당 무기의 실제 운용부대로 소유권이 이전되고, 해당 부대는 조종사 및 정비사 훈련 등 전력화 과정을 거쳐 실전 배치한다.

수락검사에서 드러난 와일드캣의 성능은 해상작전헬기 비리 의혹에 단초를 제공한 짧은 작전시간(38분) 등 낮은 성능에 대한 우려도 잠재웠다.

지난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해군의 대잠수함 전력 강화를 위해 추진된 해상작전헬기사업은 시설공사와 간접비 등을 포함해 약 6000억원으로 2016년까지 8대를 도입하는 사업이다.

미국 시콜스키사의 시호크(MH-60R), 영국과 이탈리아 합작회사인 아구스타웨스트랜드사의 와일드캣(AW-159) 등 2개 기종이 경합을 벌인 끝에 와일드캣이 2013년 1월 최종 선정됐다.

2013년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와일드캣의 대잠수함 작전 가능시간이 38분에 불과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 문제가 논란이 되면서 와일드캣은 대형 방산비리 사건으로 비화했다. 결국 지난 5월에는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이 해군과 방사청 해상작전헬기사업 실무자들을 구속기소했고, 이후 해군 장성과 전 보훈처장, 국방과학연구소장, 합참의장 등이 줄줄이 수사선상에 올랐다.

그러나 수락검사 결과 실제 와일드캣의 작전시간은 2~3시간 이상인 것으로 판명됐다.

정작 논란의 진원지인 와일드캣 성능은 문제가 없는데 연루된 사람들은 줄줄이 ‘비리’의 낙인을 달고 있다. 군인들은 허공을 향해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이런 일을 겪은 이들이 향후 추진되는 방위사업에서 ‘복지부동’ 몸 보신에만 골몰할까 우려된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