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리더십 흔들…정동영, 김한길 등 ‘역할론’ 솔솔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국민의당이 리베이트 의혹으로 창당 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가 “책임지겠다”고 밝히면서 안 대표의 거취 문제로까지 번졌다. 국민의당은 29일 오전 열린 최고위회의에서 이 문제를 다시 논의했지만 쉽사리 결론을 내지 못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대변인은 “당의 운영방안을 비롯해 책임 문제에 대해 광범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일부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안 대표의 사퇴와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요구하기도 했다. 리베이트 의혹으로 백척간두에 선 국민의당이 지도부 리더쉽 부재로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구원투수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정동영 의원, 김한길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지난 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불법정치자금수수혐의로 김수민, 박선숙 의원, 왕주현 전 사무부총장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촉발된 리베이트 파동은 시간이 지날 수록 악화일로다.

이들 3인방이 검찰에 소환되고 급기야는 왕 전 사무부총장이 구속되면서 안 대표가 스스로 “책임을 지겠다”고 말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안 대표는 29일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며 본인의 책임론을 먼저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만류했고, 29일 오전 최고위회의에서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9시로 예정된 공개 최고위회의는 1시간 뒤로 연기됐고, 공개회의에서도 안 대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후 최고위는 다시 비공개로 진행됐다.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달은 데에는 안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리더십 부재라는 목소리가 많다. 안 대표는 최측근인 박선숙 의원이 연루된데 대한 책임 외에도, 대선주자로서의 위기 대응 능력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안 대표는 사건이 알려진 뒤 처음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말하며 혐의를 부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고, 그후 열흘 동안 침묵을 지켰다. 그 사이 국민의당 비례대표 공천과정에서의 문제점 등 새로운 의혹들이 불거졌고, 총선을 위해 급히 만들어진 당의 민낯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실제로 리베이트 3인방에 대한 처분을 논의하기 위해 28일 소집된 의원총회에서는 이들에 대한 처분 외에, 지도부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당내 중진인 유성엽 국민의당 의원은 29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리를 지키고 고집하는 것보다 그렇게 하는 것이 안 대표 본인을 위해서도 좋을 것 같다”라며 “지금 상태에서 우격다짐으로 가는 것보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연말 전당대회를 잘 준비하는 게 좋지 않겠나”고 공개적으로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당을 수습하고, 여론을 되돌리기 위해 구원투수의 등판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정 의원과 김 전 의원이 구원투수로 거론된다. 정 의원은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역할을 묻는 질문에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서 당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지”라고 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정 의원과 잘 아는 한 인사는 최근 기자와 만나“정 의원은 돌파력이 있는 정치인”이라며 “17대 대선 후보 경선을 통과한 저력이 있다. 국민의당에서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로 정 의원을 평하기도 했다. 총선 불출마 선언 후 대선에서의 역할을 모색하며 칩거중인 김 전 의원도 적임자로 거론된다. 특히 김 전 의원계로 분류되는 장병완ㆍ김관영ㆍ이용주 의원 등이 건재해, 리베이트 의혹을 계기로 복귀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확보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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