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유치원 대란 ①] 풀뿌리교육 ‘흔들’…정부 무능한 영유아정책에 학부모 뿔났다

-누리과정부터 맞춤형 보육, 유치원 지원 등 영유아 정책 곳곳서 갈등

-한유총, 30일 집단 휴원…학부모와 함게 서울광장서 거리 집회 예정

-한민련 “어린이집 집단휴업 내달 신청…맞춤형보육 시행 연기해야”

-현실 따로 정책 따로…저출산 환경에 맞는 종합대책 절실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영ㆍ유아 풀뿌리 교육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정부의 ‘맞춤형 보육’에 반발하는 어린이집이 휴원ㆍ자율등원 등 집단행동에 나선데 이어 전국 사립유치원이 30일 정부의 재정지원 확대를 촉구하며 휴원하기로 하면서 ‘유치원 대란’이 우려된다. 

사립유치원들이 정부의 국ㆍ공립-사립 유치원간 불평등한 재정지원 등으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고 30일 집단 휴원과 대규모 거리 집회를 예고 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사립유치원 모습.

특히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누리과정(만 3~5세 공통 무상교육 과정) 재원을 놓고 정부와 시ㆍ도교육청이 갈등을 빚는 등 ‘현장 따로 정책 따로’식의 정부 정책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출산과 학령인구 감소 등 급변하는 교육 환경에 맞게 정부의 영유아 정책도 대대적인 손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29일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에 따르면 전국 사립유치원 3500여곳이 30일 집단 휴원하고 학부모들과 함께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유아교육 평등권 확보를 위한 전국 학부모대회’를 열 예정이다. 이를 위해 각 유치원들은 휴원에 대한 학부모 동의서를 받고 있다.

이번 집단휴원에 참여하는 사립유치원은 전국 사립유치원 4200여곳 가운데 83.3%에 달한다. 한유총은 국ㆍ공립유치원에 비해 부족한 정부의 재정지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최성균 한유총 홍보국장은 “자녀가 다니는 유치원이 사립이냐 공립이냐에 따라 정부 지원액이 다르다면 이는 평등한 유아교육 원칙에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 23, 24일 휴원과 자율등원 형태로 집단행동을 강행한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한민련)은 정부의 맞춤형 보육시행에 반대해 어린이집 집단휴업에 강행하기로 했다.

한민련은 “전국 1만여 어린이집의 휴지 신청서를 취합후 7월중 해당 시ㆍ군ㆍ구청에 휴업신청서를 접수시킬 것”이라고 했다. 한민련은 현재 전국 산하 시ㆍ도 지부 회장들 주관으로 휴지 신청을 진행하고 있으며 휴업신청 기간은 오는 9월부터 내년 2월까지 6개월간이다.

장진환 한민련 회장은 “정부가 졸속 시행하는 맞춤형 보육에 대해 복지부가 제도보완책을 발표했지만 이는 단순 미봉책”이라며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범위 내에서 강력 대처할 것이며 맞춤형 보육 시행을 6개월 이상 연기한 후 보육현장의 대안을 함께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집단행동에 나서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대해 행정처분과 원아 모집 정지, 재정 차등 지원 등의 경고만 하고 있다. 실질적인 대화와 타협은 없다. 한유총의 한 임원은 “교육부가 한유총과 면담을 한다고 해서 참석했더니 사실상 ‘경고’만 하는 자리였다”며 “누리과정 지원비 인상에 대해서도 ‘노력해보겠다’는 뻔한 답만 되풀이했다”고 했다.

누리과정 예산의 유치원과 어린이집 지원 문제도 법적 ‘유보 통합’ 없이 갈등만 이어오면서 ‘땜질식’ 예산 확보만 이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누리과정부터 어린이집, 유치원 갈등은 정부가 주먹구구식으로 ‘무상보육’을 무리해서 도입한 결과라고 지적한다. 재정 마련과 보육서비스 질에 대한 대안이나 계획없이 표심만 좇다 결국 갈등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윤희숙 한국개발연구원 박사는 “무상보육은 2000년대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졌을 때 뭐라도 해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나온 것이지만, 여러가지 우려들이 있었다”며 “하지만 정치권에서 ‘보편적 복지’다 뭐다 해서 밀어붙여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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