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팔 사건 결과 발표 ] ‘침묵의 카르텔’ 못깬 檢…‘영원한 미제’로 남나

-‘결정적 사망 증거’ DNA 감식 사실상 어려워져

-현지 목격담ㆍ중국 비협조 등 여전히 석연찮은 의문점들

-추가 비호세력, 행방 묘연한 피해금 등 ‘영구 미제’ 가능성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단군 이래 최대 사기범’ 조희팔(사진 왼쪽)이 결국 사망한 것으로 검찰이 결론내렸다. 하지만 그의 생사 여부를 둘러싸고 그동안 제기된 의문점들은 여전히 풀리지 않아 씁쓸한 뒷맛만 남겼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조희팔의 측근과 비호세력이 만든 ‘침묵의 카르텔’을 검찰이 뚫지못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29일 검찰에 따르면 조희팔 사망의 근거는 크게 네 가지다. 우선 가족과 측근들이 일관되게 그의 사망을 주장하고 있고 거짓말 탐지기에도 ‘진실 반응’이 나온 부분이다.

여기에 가족이 화장 직전 받아 왔다는 조희팔의 모발이 본인 것으로 판정됐고, 장례식 동영상에 위조 흔적이 없다는 점도 포함됐다. 또 당시 치료를 담당한 중국인 의사로부터 조희팔 사망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앞서 경찰 역시 지난 2012년 조희팔이 숨진 것으로 알려진 당시 함께 있던 인물들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조사와 조 씨 장례식 동영상 등을 근거로 그가 사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근거에도 석연치 않은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일단 객관적인 사망 증거로 볼 수 있는 그의 유골 DNA 감식은 불가능해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대검찰청 과학수사부, 서울대 법의학교실 측은 모두 조희팔로 추정되는 인물이 화장할 때의 고열로 인해 염기서열이 없어지거나 훼손돼 본인 여부에 대한 판단이 사실상 어렵다고 밝힌 것이다.

또 사망 추정 시점 이후에도 현지 골프장과 농장 등에서 그에 대한 목격설이 계속 제기돼 왔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중국 골프장에 조희팔의 가명인 ‘조영복’이라는 이름을 쓰는 사람이 출입한다는 목격담, 한 농장에 조 씨가 숨어 있다는 목격담도 조사했지만 모두 조희팔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피해자 측은 “직접적인 증거가 아직 없는 상황서 검찰이 정황만 가지고 수사 결과를 발표를 했다”며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에 정면으로 반발하고 있어, 이번 논란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조희팔의 ‘보이지 않는’ 비호세력이 추가로 있었는지 여부도 밝혀지지 않았다. 실제로 조희팔은 지난 2008년 지명수배가 내려졌지만 중국 밀항에 성공했다. 당시 해양경찰은 조희팔의 밀항을 도운 양식업자 박모 씨의 제보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체포에 실패한 바 있다. 때문에 조희팔과 측근들이 검ㆍ경 뿐만 아니라 정ㆍ관계 인사를 상대로 광범위한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은 “해경이 조희팔 밀항을 도왔다는 의혹도 조사했지만 범죄 단서가 없었다”고 했다. 중국 공안이 잇따른 제보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비협조로 일관한 부분도 뒷맛이 개운치 않다.

최대 수조원으로 추정되는 피해금액의 행방도 묘연하다. 검찰은 조희팔 일당이 2006년 6월부터 2008년 10월까지 2년 5개월 동안 피해자 7만여명으로부터 5조715억원을 끌어모았다고 판단했다. 이 가운데 조희팔 일당이 챙긴 수익은 2900억원이고, 피해자들이 입은 순손실액은 8400억원으로 집계됐다. 검ㆍ경이 지금까지 찾아낸 조희팔 측의 은닉재산이 약 847억15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이번 사건을 수사한 대구지검은 전날 조희팔 사건 수사 발표 브리핑에서 구명 로비 명목으로 금품을 받아 챙긴 원로 조폭 조모(76) 씨 등 2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했다. 지난 23개월 동안 조희팔의 최측근인 강태용(53ㆍ사진 오른쪽) 씨와 검ㆍ경 관계자 8명 등 모두 71명이 기소됐다.

대구지검 측은 “결과 발표 이후에도 수배자 검거에 주력하고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을 위한 범죄 수익 추징ㆍ환부 업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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