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브렉시트를 반길 수 없는 두 가지 이유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중국 환구시보는 28일(현지시간) 브렉시트에 대해 이 같이 평가했다.

“국민투표를 통해, 캐머런 내각은 직접민주주의를 향한 기회의 창을 열었다. 선거 결과는 지혜롭지 않다. 서구 세계는 자유민주주의와 사회진화론에 대해 반성적 성찰을 해야 할 것이다”

민주주의의 위기일까. 민주주의에 의한 승리일까. 적어도 경제전문 매체 블룸버그 통신은 최소한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본다. 블룸버그는 27일(현지시간) 브렉시트 결과가 세계화의 기회를 누리지 못하는 영국 중하류층의 불만을 가시화 시켰다는 데에 의의가 높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브렉시트를 경계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영국 지역별 연평균 1인당 생산비교 [자료=ONS]

블룸버그는 브렉시트 결정이 중국의 독재정치를 위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산업화와 경제개발로 엄청난 사회적 부가 발생했지만, 빈부격차도 그만큼 극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브렉시트는 궁극적으로 경제문제로 인해 발생했다. 세계화의 혜택을 누리지 못한 영국 중하류층이 반발해 유럽연합(EU) 탈퇴라는 극단적인 결과까지 발생한 것이다. 실제로 세계화 이후 영국 수도 런던의 연평균 1인당 생산규모는 4만 파운드에 달했지만 다른 잉글랜드 섬은 2만~3만 파운드 수준에 머물렀다. 지역 소득 역시 런던이 월등히 앞섰지만 잉글랜드의 북부지역과 중동부 지역은 유독 소득이 증가하지 않았다. 런던과 1인당 국내총생산(GDP) 격차가 가장 작은 잉글랜드 남동지역의 1인당 GDP도 런던의 60% 수준에 그쳤다. 취업을 위해 인구가 런던에 몰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국 역시 극심한 빈부격차를 겪고 있다. 중국 인구 13억 7000만 명 중 소득수준 하위 20%가 총소득에서 가져가는 비율은 4.7%에 불과하지만 소득 상위 20%가 차지하는 비율은 5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오후청 중국 상무부장은 지난 2월 기자회견에서 “현재 중국에서 중ㆍ고소득층이 형성되고 있고, 이들 계층이 원하는 소비 수준은 일반적인 대중 수요에 머물러 있지 않다”고 중산층의 존재와 빈부격차를 공식 인정했다. 베이징 대학교가 2012년 발표한 재산불평등 자료에 따르면 중국 상위 1%가정이 중국 전체 자산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브렉시트는 국제정치적으로는 평화적 제도주의의 상징인 EU로부터의 탈퇴와 고립주의를 의미하지만 국내정치 상에서는 기득권 정치에 대한 분노와 국민의 심판을 뜻하기도 한다.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한 미국과 유럽의 주요 매체들이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한 것도 국민이 위기를 초래한 것이 아니라 탐욕스러운 정치인들이 오늘날의 위기를 야기했다고 지적한다. 그러한 면에서 브렉시트는 중국에 극심한 빈부격차를 극복하기 위한 유일한 방책이 ‘민주주의’라는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브렉시트 이후 세 차례의 정상회담을 가진 시지핑 중국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게티이미지]

이외에도 중국은 브렉시트로 경제적인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브렉시트로 인해 잠시나마 영국과 중국의 경제협력 관계가 위축될 수 있다. 양국은 지난해 10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영국 방문 때 70조원에 달하는 무역ㆍ투자협정에 서명했다.

중국 관영 매체 신화통신은 브렉시트 결정 직후 “이번 사건으로 중국과 영국 관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영국과 EU가 조속히 협상을 타결하기를 원한다”고 밝힌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브렉시트를 계기로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실시되는 사이 3일 동안 세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다.

또 브렉시트 직후인 25일 베이징에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연차 총회를 열고 중국 중심의 세계 금융질서 재편에 속도를 냈다. 이미 57개국이 가입한 AIIB는 24개국이 신규 가입을 희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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