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아니다→치매약 먹었다’ SDJ 측 잇단 말바꿈 왜?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 코퍼레이션 회장) 측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치매약 복용 사실을 시인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최근까지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이 나를 후계자로 지목했다”며 신 총괄회장의 정신상태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치매약 복용 사실을 시인하면서 이전의 입장을 번복했다.

신 전 부회장 측인 SDJ 코퍼레이션 관계자는 29일 “개인의 의료기록에 대해 말씀할 수는 없다”면서도 “신 총괄회장이 치매 예방을 위한 약인 아리셉트를 복용하신 것은 맞다”고 밝혔다.

신 총괄회장은 병원을 방문해 아리셉트와 스틸녹스 등 의약품을 처방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리셉트는 치매 치료와 예방제다. 알츠하이머나 노인성 치매가 있을 때 복용하는 약이다. 스틸녹스는 수면유도제다. 아리셉트는 불면증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있을 때 복용한다. 


지금까지 SDJ 측은 신 총괄회장에 대해 “치매가 아니다”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번 발언은 기존의 의견과 상반된다. SDJ측은 지난 27일 가정법원 판결을 기점으로 입장이 변했다.

이런 SDJ 측의 말 바꾸기는 향후 경영권 분쟁을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롯데그룹에 대한 전방위 검찰 수사의 결과가 나오는 상황에서 아버지 신 총괄회장의 책임에 화살이 쏠리면, 신 전 부회장 측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향후 있을 검찰수사를 염두한 것이 아니겠냐”며 “신 총괄회장의 정신상태에 문제가 있다면, 한국 롯데에서 발생한 모든 문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잘못이 된다”고 했다.

롯데그룹 측은 도가 넘은 짓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롯데그룹의 관계자는 “아무리 가까운 친척이라도 병원 진료기록을 가지고 있을 수는 없다”며 “의도적으로 (진료기록을) 흘렸다. 경영권 분쟁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신 총괄회장은 서울 가정법원의 지시로 지난달 19일 정신 감정을 위해 서울대학교 병원에 입원했다가 사흘 만에 무단퇴원했다. 법원은 지난 14일 신 총괄회장을 담당하는 롯데그룹 의무실과 신 회장이 머물렀던 서울 세브란스병원과 서울대병원에 보관하고 있는 자료를 요청했다. 국립정신건강센터에는 신 총괄회장의 진료기록을 감정해달라고 촉탁서를 냈다. SDJ코퍼레이션 측에도 신 총괄회장 의료기록을 요청했다.

이에 오는 8월 10일 이뤄지는 6차 심리는 양측이 제출한 총괄회장의 의료기록을 통해서만 판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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