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폰 할인’ 변종 불법 보조금 판친다…대형 유통점에 우는 동네 판매점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단말기 보조금 상한제 폐지 논란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대형 휴대전화 유통점이 쿠폰 할인 등의 눈속임으로 불법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어 시장 혼탁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이후 공시지원금을 제외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휴대전화 매장들이 제재받고 있는 상황과 달리 단속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몰, G마켓 등 대형 온라인 쇼핑몰은 오프라인 매장보다 최소 10만 원 이상 싸게 최신 휴대폰을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몰에서 갤럭시S7 32GB(출고가 83만6000원)를 기기변경 조건으로 구입할 경우, 공시지원금 25만3000원을 포함해 추가지원금 3만7900원, 할인쿠폰 8만1765원, 카드청구 할인 7% 등을 적용하면 44만3335원에 구입할 수 있다.


하이마트, 이마트 등의 대기업 유통점들도 카드연계 할인, 별도의 프로모션 등으로 불법 보조금을 우회적으로 지급하고 있다.

겉보기엔 쇼핑몰 측이 혜택을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통신사가 제공하는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을 할인쿠폰 등의 형태로 활용하는 것이다. 금액대가 높은 전자제품은 쇼핑몰이 통상 발행하는 할인쿠폰이나 카드청구 할인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간혹 쿠폰이 적용되더라도 1000원~1만원 대 정액이지, 전체 금액의 10% 가량 할인되는 경우는 드물다. 결국 포장지만 다를 뿐 불법 보조금인 셈이기 때문이다.

소비자에게 제품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이 문제될 건 없다. 다만 당국의 단속 잣대가 다른 것이 문제다. 서울 강동구에서 휴대폰 판매점을 운영하는 김모(35) 씨는 “통신사 리베이트로 지급된 불법 보조금을 쇼핑몰에서 쿠폰 등으로 포장해 제공한다는 건 업계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그렇다면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쿠폰을 만들어 공시지원금 외의 금액을 지원해 줘도 되는 거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현재까지 대형 쇼핑몰이나 전자제품 전문 유통점에 대한 불법 보조금 단속 사례는 ‘0건’이다. 판매점들을 대표하는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단속의 형평성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으나, 규제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는 미온적인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쿠폰 할인 등을 불법 보조금으로 인지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단속 계획이나 방향에 대해선 언급하기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이종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이사는 “쿠폰이나 마일리지와 같은 마케팅 방식은 일선 유통망에선 할 수 없는 판매 방식이다. 대형 쇼핑몰이 차별적으로 제공하는 불법 보조금 때문에 법을 지키는 판매점들은 ‘호갱’ 양산소, ‘폰팔이’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단속에 있어 같은 잣대를 적용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지만 개선된 부분이 없다. 단통법 이후 골목상권 보호 측면은 전무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단통법 시행 뒤 휴대전화 판매점은 1만2000여 곳에서 1만1000여 곳으로 10% 감소한 반면, 이통3사 직영점과 대형 유통점 하이마트는 각각 35%, 37%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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