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게이트, 美서 18조 폭탄]“소비자와 싸워 얻을건 고객이탈뿐… 폴크스바겐 자발적 보상안 내놔야”

업계 전문가 목소리는

폴크스바겐이 미국 소비자에게만 153억 달러(17조 9000억 원)을 배상키로 합의하자,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소비자들도 미국과 동일한 수준의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엇보다 ‘디젤 게이트’ 발생 이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무성의한 태도가 한국 소비자들의 분노를 자극한다고 지적했다.


이항구<사진 왼쪽>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소비자들도 (미국과)동등한 보상과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며 “동일한 차종을 구매한 소비자가 국가에 따라 차별적인 대우를 받는 건 비합리적 상황”이라고 말했다. 폴스크바겐의 범법행위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대응도 촉구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번 사태는 관련 법, 제도의 차원을 떠나 소비자와 정부를 기만했다는게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폴크스바겐은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점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며 “일각에서 통상마찰을 우려하고 있으나 세계화 산업인 자동차 산업에서 고객 차별은 누구도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한국 소비자를 우롱하고 법규 탓만 하는 폴크스바겐의 행태를 국제 사회에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태봉<사진 오른쪽>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소비자와 싸워 얻을 것은 고객 이탈뿐”이라며 “폴크스바겐의 자발적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중장기적으로 한국 소비자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선 의도적 조작으로 국제적 이슈가 된 이번 폴크스바겐 사태에서 최선을 다한 해결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폴크스바겐 사태가 국내 수입차 시장에 미칠 악영향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5월까지 폴크스바겐의 국내 판매는 전년 동기비 25.7%가 감소했다. 고 연구원은 “소비자들에게 미국과의 차별적 보상은 비단 폴크스바겐뿐 아니라 다른 수입브랜드에게도 동일한 실망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 업체들은 그 책임을 못해왔다”며 “디젤 게이트를 계기로 수입차 판매가 실제로 감소하고 있으며, 수입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이 15%에 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늑장 리콜, 과도한 부품 교체 비용, 열악한 서비스 등은 하루 속히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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