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는 지금‘모바일전쟁’중

KBS·JTBC등 온라인 기반 콘텐츠 속속 오픈

리모콘을 잡던 손으로 이젠 스마트폰을 쥔다. 볼록 나와 있는 버튼이 사라진 자리에는 엄지족들의 가벼운 터치만 남았다. 급속도로 브라운관을 이탈하는 상황에서 방송사들이 TV에서 모바일로 채널을 돌린 시청자 잡기에 나섰다. 가장 발빠르게 MCN(Multi Channel Network) 사업으로 모바일에 발을 담근 건 KBS였다. 지난해 7월 ‘예띠 스튜디오’를 출범, 1인 콘텐츠 제작자들과 온라인 기반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이를 위해 1인 크리에이터 선발 오디션까지 마친 KBS는 이들을 적극 지원해주는 형태로 MCN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아프리카 TV의 BJ들이 채널만 옮겨 방송하는 셈이다. 

SBS‘ 모비딕’ 론칭모습. 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MBC는 올해 2월 모바일 전용관 ‘엠빅 티비(MBing TV)’를 오픈하고 ‘꽃미남 브로맨스’ 등 모바일콘텐츠를 선보였다. 모바일 플랫폼의 장점을 활용해 음악방송의 직캠 영상이나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무대 뒤 대기실의 모습을 보여주는 콘텐츠를 만들었다.

‘스브스 뉴스’로 보도 부문에서 성공적으로 온라인 시장에 안착한 SBS가 본격적으로 모바일에 뛰어들었다.

SBS는 지난 20일 모바일 콘텐츠 브랜드 ‘모비딕(Mobidic)’을 론칭했다. 양세형이 진행하는 ‘양세형의 숏터뷰’, 홍석천의 ‘경리단길 홍사장’, 조세호, 남창희, 양세찬, 이용진, 이진호가 진행하는 ‘한곡만 줍쇼’, 아이오아이가 진행하는 ‘IOI의 괴담시티’ 등의 콘텐츠로 구성됐다. 영상의 길이는 5분 내외다.

‘모비딕’을 기획한 박재용 SBS 모바일 제작 CP는 “TV 문법이 아니라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 직설화법이다. 방송에 비해 수위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편성과 편집이 이뤄질 수 있다. 모바일 이용자들의 생활 습관에 맞게 출퇴근 시간에 배포를 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2일에는 JTBC가 ‘짱티비씨’라는 모바일콘텐츠를 선보였다. JTBC 아나운서 장성규의 1인 방송을 하는 콘텐츠로 아프리카TV, 페이스북, ‘짱티비씨’ 페이지 라이브에서 한시간 동안 생중계를 한 뒤 SNS에 3~5분 내외의 클립을 배포하는 방식이다. 마술쇼, 인터뷰, 점집 찾아가기 등 다양한 소재를 선보일 예정이다.

JTBC의 경우에는 기존 방송 콘텐츠 제작자들이 아닌 베테랑 모바일 제작자들로 모바일 시장에 뛰어들었다. 방송 콘텐츠 제작과 모바일 콘텐츠를 제작하는 건 그 DNA가 다르다는 생각에서였다. KBS가 1인 크리에이터에게 전적으로 제작을 맡기고 SBS가 기존 예능 제작진의 노하우를 활용했던 것과는 다르다. JTBC는 모바일 특화 인력을 외부에서 적극 끌어들여 제작부서가 아닌 ‘디지털 기획팀’이 모든걸 운용하고 있다.

JTBC도 모바일이 방송의 대안이라는 점은 부정하지 않았지만 조금 다른 입장이었다. 반응이 좋을 경우 다시 TV 콘텐츠로 옮겨온다는 청사진이다. 즉 모바일과 방송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서계원 JTBC 디지털기획팀 과장은 “세상이 바뀌더라도 TV 플랫폼은 살아 남는다. 모바일이라는 플랫폼이 하나 더 생겨서 그걸 이용하는 분들을 위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지 방송을 외면하는 방향으로 가는 건 아니다. 모바일 콘텐츠를 독립적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방송쪽과 어떻게 연계할 수 있을지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은지 기자/leun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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