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조평통 국가기구 격상, ‘대화공세’ 가능성…김정은은 국무위원장 추대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국가기구로 격상됐다. 위상을 높힌 조직을 통해 대남 대화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새로운 국가직에 추대돼 ‘유일영도체제’를 완성했다.

북한은 지난 29일 최고인민회의에서 이같은 변화를 결정했다.

김 위원장은 김정일 시대 ‘선군정치’를 앞세우는 과정에서 비대해진 국방위원회를 국무위원회로 대체함으로써 자신의 시대를 확실히 열어젖혔다는 평가다.

국가조직 개편에서 가장 눈길이 끄는 것은 대남기구인 ‘조평통’ 서기국을 폐지하고 ‘공화국 조평통’을 헌법기구로 신설한 것이다.

지난 5월 제7차 노동당대회 당시 김정은 위원장

30일 조선중앙통신은 “최고인민회의 결정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조평통을 내옴에 대하여’가 채택됐다”면서 “결정에 의하면 조평통 서기국을 없앤다”고 보도했다. 조평통 신설은 최고인민회의 6가지 의안 가운데 5번째로 다뤄졌다.

기존 조평통 서기국은 노동당 통일전선부(통전부) 산하 기구로, 남북대화 때 우리 측 통일부의 협상 파트너로 나섰다. 지난달 22일에는 원동연 국장 명의 담화를 통해 남북군사회담을 촉구하는 등 주요 사건이나 정책이 있을 때면 북한 측의 입장을 대변해왔다.

그러나 조평통이 외곽단체라는 점에서 남북 대화 시 우리의 통일부와 격(格)이 맞지 않는다는 점이 갈등요소가 됐다. 남한은 통일부 장관의 카운터파트로 통전부장을 요구했지만 북한은 조평통 서기국 국장을 주장해왔다. 통전부장의 경우 대남 공작 업무도 한다는 점에서 우리의 국정원에 가깝다는 지적도 있다. 이로 인해 지난 2013년 추진된 장관급 회담이 기싸움을 벌이다 무산되기도 했다. 이는 장관이 부처 최고책임자인 우리와 달리 북한은 정무국 부위원장(과거 당 비서), 그리고 당의 전문 부서장이 있고 그 밑에 내각이 있는 직제의 차이로 인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었다.

북한이 조평통을 국가기구로 격상시킨 것은 이러한 논쟁을 없애고 남한과 보다 체계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겠다는 노림수로 풀이된다. 통전부는 당의 공식 기구로 대남공작을 맡고, 조평통은 국가기구로 대남선전선동 및 대화공세를 펼쳐나가겠다는 것이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달 당대회에서 남한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고 남북한을 ‘통일의 동반자’로 간주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조평통은 “조선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하여 우선 북남 군사당국 사이의 대화와 협상이 필요하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실행에 옮기기 위한 적극적인 대남사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조평통이 당의 외곽 기구로 있을 때와 다르게 국가기구가 되면서 남북관계에 국가 대 국가로 적극적으로 움직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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