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과 文의 사퇴, 어떻게 다른가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결국 불법정치자금수수 의혹이 국민의당을 집어삼켰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천정배 공동대표와 함께 29일 사퇴입장을 밝히며 2선으로 물러났다. 지난 2월 천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로 추대 된지 5개월만이다. 안 대표의 퇴진으로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의 대표적 대선주자들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대표직을 사퇴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사실 임기전 불명예 퇴진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두 전 대표의 사퇴에는 공통점보다 차이점이 두드러진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정치적 책임을 강조하는 사퇴의 변을 내놓았다. 안 전 대표는 “정치는 책임지는 것”이라며, “제가 정치를 시작한이래 매번 책임져야할 일에 대해선 책임을 져온 것도 그 때문”이라고 했다. 이후 그는 “이번일에 대한 정치적 책임은 전적으로 제가 지겠다”며 “모든 책임지고 대표직 내려놓겠다”고 했다. 


이 사퇴의 변은 시각에 따라 그동안 국민의당이 책임지지 않는 정치인이라고 비판해온, 문 전 대표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다. 더민주를 탈당해 국민의당에 합류한 의원들 중 일부는, 대선패배와 총선패배에 대해 문 전 대표가 책임지지 않았다고 비판해왔다, 이와함께 지난 총선기간 중 호남을 찾은 문 전 대표가 호남 패배시 정계은퇴를 하겠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국민의당 일부 의원들은 약속을 지키라며 문 전 대표를 몰아세우기도 했다. 호남은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당을 지지했다.

두 전 대표의 사퇴는 그 과정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 문 전 대표는 더민주내 의원들의 사퇴 압박에도, “때가 되면 입장을 밝히겠다”는 말로 사퇴를 거부했다. 반면 안 대표의 사퇴는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말로 본인에 의해 먼저 언급됐고, 대다수의 의원들이 이를 만류하는 과정을 거쳤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안 대표의 사퇴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퇴 결심의 계기가 있냐는 질문에 “본인들의 결단이었다”고 했다.

사퇴 시점도 다르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월 14일 선대위원장으로 김종인 박사를 영입한 뒤 “ 지금까지 여러번 통합의 틀이 마련된다면 당 대표직은 언제든지 내려놓을 수 있다”며 “선대위가 안정되는대로 야권 대통합을 위해 대표직을 내려놓을 생각”이라고 했다. 그로부터 2주뒤 문 전 대표는 “백의종군 하겠다”며 당 대표직을 내려놨다. 이 후 당은 김종인 비상대책위 체제로 자연스럽게 전환됐다.

안 전 대표는 구속까지 되지 않을 거라는 당내예상에도 불구, 28일 왕주현 전 사무부총장이 구속되자 사퇴를 결심했고 하루 뒤인29일 사퇴발표가 나왔다. 그리고 국민의당은 지도부 공백 상태에 빠졌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비상대책위를 구성할지, 그 지도부에서 대표대행을 선출할지는 최고위를 열어봐야 한다”고 했다. 당내에선 지도부 공백상태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안 대표의 사퇴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난 (사퇴를) 반대했다”며 “지금은 수습하는 것이 목적이지 현실 도피를 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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