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자진예고’, 文 ‘주도면밀’, 安 ‘깜짝이벤트’…대권 위해 당권 놓은 3인의 ‘사퇴법’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이 29일 천정배 의원과 함께 공동대표직에서 전격 사퇴함으로써 여야 3당이 모두 선출 당대표 궐석하에 임시지도부체제로 운영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엔 문재인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사퇴했고, 4ㆍ13 총선 직후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당권을 내려놓았다. 특히 안철수 전 대표와 함께 이들 3인은 각 당에서 유력 대권주자로 꼽혀 사퇴와 이후 행보가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다.

김ㆍ문ㆍ안 3인 전 대표의 사퇴는 시기도, 이유도, 방법도 달랐다. 그에 따라 당의 운명도 갈렸다. 세 사람은 모두 저마다의 “정치적 책임”을 이유로 사퇴했지만, ‘용단’의 속내에는 대권주자로서의 득실계산이 깔려 있다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인 해석이다. 


▶김 ‘자진예고형’, 문 ‘주도면밀형’, 안 ‘깜짝이벤트형’=당대표 재임 기간은 김 전 대표가 641일로 가장 길고, 안 전 대표가 150일로 가장 짧다. 문 전 대표는 354일 동안 당을 이끌었다. 사퇴 요구를 가장 오랫동안 받은 것은 문 전 대표다. 당대표 선출 불과 2개월여만인 지난해 4ㆍ28 재보궐 선거 패배 직후부터 당내에서 사퇴 요구를 받기 시작했다.

반면, 김 전 대표와 안 전 대표는 사퇴 요구가 불거지기 전 스스로 거취를 결정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3월 30일 관훈클럽초청연설에서 “국민공천제를 100% 지키지 못했고, 또 그 문제로 당에 분란이 있었고, 언론 보도에서는 정신적 분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사태 맞이한 것은 책임져야 한다”며 ’4ㆍ13 총선 결과와 관계없이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총선 이튿날인 4월 14일 사퇴했다.

문 전 대표는 자신에 대한 사퇴요구를 내걸었던 안철수 의원의 탈당까지 지켜보면서도 대표직을 지켰다. 그러다가 총선을 약 3개월 앞둔 지난 1월 19일 “통합의 물꼬를 틔우기 위해 제가 비켜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사퇴를 선언하고 며칠 후인 1월 27일 물러났다. 김종인 선대위원장 체제를 마련한 후 이뤄진 문 전 대표의 사퇴는 결과적으로 더민주의 총선 승리에 중요한 ‘한 수’였다는 평이다.

안 대표는 시기와 방법이 문 전 대표와 극단적으로 달랐다. 당 최고위원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정치적 책임을 강조하며 사퇴를 고집했다. 사퇴의 변으로 “정치적 책임”을 강조한 것은 재보궐 선거 참패에도 수개월간을 버텼던 문재인 전 대표와의 차별화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후속 체제에 영향…대선 득실도 제각각

문 전 대표는 자신의 사퇴와 김종인 대표의 영입을 총선 승리로 귀결지었다. 어쨌든 성공적이었던 셈이다. 자신의 사퇴 후 계파갈등이 잦아들면서 당 운영도 급속히 안정을 되찾았다. 반면 김 전 대표와 함께 최고위원이 모두 사퇴하면서 새누리당은 약 2개월 간이나 당지도부 공백사태를 맞았다. 원유철 전 원내대표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하고 최고위 전원이 사퇴했지만, 섣부른 결정이었다는 것은 이후 계파갈등의 확산으로 드러났다. 원 비대위체제는 무산되고 이후 김희옥 비대위원장 영입까지 2개월간 당은 계파대립을 반복했다.

국민의당은 안ㆍ천 대표의 동반 사퇴 후 일단 박지원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으로 당권까지 맡기로 하면서 새누리당같은 내홍은 피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박 원내대표가 30일 “안 전 대표가 실질적 리더 역할”이라고 하면서 당 내의 잠복됐던 계파간 갈등과 여론의 비난이 불거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3인 전 대표는 사퇴로 얻은 대권 행보에서의 득실도 달랐다. 김 전 대표는 일단 총선참패 후 극심한 계파반목에서 한발 비켜나면서 참패의 책임론으로부터 오히려 일부 자유롭게 됐다. 대신 정국의 중심에서 물러나면서 대권주자로선 입지가 약해졌다. 문 전 대표는 더민주의 총선 승리로 대권주자로서도 입지를 굳혔지만, 호남 참패를 둘러싼 책임론이 여전하다. 안 전 대표는 일단 리베이트 의혹으로 불거진 새정치 이미지와 리더십 타격 상황에서 한발 물러나 대권주자로서의 행보를 모색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