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시하는 여성·살아있는 조연들…‘또!오해영’ 특별한‘로코’된 이유

뻔하겠지 싶었다. 망가지는 여주인공,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그녀’를 택하는 왕자님 같은 남자주인공다. 하지만 28일 종영한 tvN ‘또 오해영’은 달랐다. 9주 간 수 많은 기록을 갈아치우며 OST로 음원 차트까지 섭렵하는 등 많은 사랑을 받았다. 18회 최종회는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 평균 10.6%, 최고 11.4%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CJ E&M 역대 4위, tvN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에 올랐다. ‘또 오해영’은 기존 로코와 뭐가 달랐을까.

동명이인인 두 오해영이 외모와 동일한 이름 때문에 겪는 좌충우돌을 담은 드라마다. 예쁜 오해영(전혜빈)과 평범한 오해영(서현진)의 운명이 계속 부딪치는 가운데 박도경(에릭)과의 로맨스가 그려진다.

차진 캐릭터를 연기한 김미경(왼쪽)과 서현진. [사진제공=CJ E&M]

평범한 오해영은 술주정은 기본, 쌍코피에 엉망이 된 헤어스타일까지 무차별적으로 망가진다. 하지만 다른 로코의 여주인공들과는 좀 다르다. 박도경에게 먼저 고백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구애한다. 주변에서 “쉬운 여자” 소리를 들으면서도 해영은 도경에게 강하게 집착한다. 이전 로코에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여성 캐릭터다.

이영미 드라마평론가는 “‘또 오해영’의 가장 큰 흥행 요인은 신데렐라 스토리에서 벗어났다는 점과 적극적인 여성 캐릭터의 등장”이라며 “여성이 남자에 의해 선택되는 측면이 많았는데 ‘또 오해영’에서는 오히려 여자가 먼저 선택하고 좋아하는 적극성을 보이고 있어 이전의 여자 주인공과는 확연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데렐라 스토리의 기본은 낮은 지위의 여성을 구해주는 남성이 등장하는 건데 여기서는 그런 공식이 없다”며 “지금의 여성들에게 자기 보다 높은 지위에 있는 남자가 나를 거두어서 인생이 풀린다는 내용은 더 이상 매력도 없고 가능성도 낮다고 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인공만큼이나 빛나는 조연 덕에 스토리는 더욱 알찼다. 코믹하면서도 개개인의 스토리가 입체적으로 살아있었다. 평범한 오해영의 엄마로 등장하는 황덕이(김미경)은 딸에게 ‘사이다’ 잔소리는 물론 “미친년” 소리를 거침없이 퍼붓지만 알고 보면 정 많고 따뜻한 엄마다. 오해영의 상사로 등장하는 노처녀 과장 박수경(예지원)은 독보적인 카리스마를 가진 마녀 상사로 그려지지만 알고 보면 연일 술로 보낼 수 밖에 없는 아픔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도경의 친구이자 철없는 변호사 이진상(김지석)과 연상 연하 커플로 드라마에 또 다른 색깔을 입혔다.

드라마 평론가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다른 드라마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지만 ‘또 오해영’은 각자의 사연을 가진 조연들의 캐릭터가 잘 살아있다”며 “단순히 주인공을 서포트하기 위해 등장하는 게 아니라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적절히 어우러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영미 드라마평론가도 “최근 애정 드라마에 전반적으로 코믹한 요소가 가미되고 있는데, ‘또 오해영’은 조연 캐릭터를 잘 잡아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2회 연장 편성을 하면서 긴장감이 다소 떨어진 데 대한 아쉬움은 남아 있다. 이영미 드라마평론가는 “연장편성을 하게 되면 기승전결 중 반전을 주기까지 시간을 끌어야 하기 때문에 더 지루해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은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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