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칼럼] 관광명소가 된 농촌미술관

지난 6월 13일, 충남 당진시 순성면 아미산 자락에 위치한 아미미술관에서 한국미술관협회 이사회가 열렸다. 작은 농촌마을에 있는 신생사립미술관에서 협회이사회가 열린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사회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은 아미미술관의 성공사례를 이사들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려는 의도가 숨어있었다.

농촌폐교를 활용해 만든 아미미술관은 2016년 1~6개월 동안 관람객 누계 6만 명에 달하는 관광명소로 미술관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2010년 미술관 등록 이후 주말에는 하루 평균 1500명의 관람객이 이곳을 방문했다. 그 덕분에 충남 도내 농촌관광코스로도 선정되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주 관람객 층이 도시에 사는 20~30대라는 점이다.

김홍장 당진시장은 젊은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농촌마을에 미술관을 방문하는 젊은 관객들이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한편 지역문화와 관광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몇 번에 걸쳐 강조했다. 대체 왜 20~30대들이 전국 각지에서 이곳으로 몰려드는 걸까.

비결은 전통문화유산과 자연환경이 급속도로 파괴되고 사라져가는 현 상황에서 지역의 건축, 문화, 풍속, 생활상 등을 훼손하지 않고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개방하는 생태미술관을 지향하는데 있었다.

박기호관장은 건물내부와 외관, 자연환경을 24년 전 폐교 당시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정원조경도 인공적인 화려함을 배제하고 농촌의 자연조건을 최대한 살려 정성껏 가꾸었다. 예를 들면 유동초등학교 교장사택이던 낡은 전통한옥은 본래 형태 그대로 보존되어 현재 입주 작가 작업실로 사용되고 있다.

또 초등학교 시절의 추억이 담긴 교실과 복도도 원형 그대로 보존해 전시실로 활용하고 있다. 한국적인 자연미와 유년기의 친숙한 공간인 초등학교에 대한 추억, 파리 유학파 작가인 관장의 안목으로 선정한 작품들이 하나로 어우러진 모습에 젊은 관객들이 매력을 느꼈다.

이들이 관람체험기를 SNS에 올리면서 ‘사진 찍기 좋은 미술관’, ‘데이트하기 좋은 미술관’, ‘힐링미술관’이라는 입소문을 타고 많은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아미미술관에서 한국형 에코뮤지엄(Ecomuseum)이 자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다.

프랑스에서 탄생한 에코뮤지엄은 생태 및 주거환경을 뜻하는 ‘에코(eco)와 미술관이란 뜻의 ‘뮤지엄(Museum)’의 합성어다. 개발에 의해 사라져가는 지역의 전통문화 유산과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계승하면서 관람객들이 살아있는 전시물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교육장소의 역할을 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조영남 대작, 천경자, 이우환화백의 위작논란으로 인한 잇단 미술계의 악재로 미술계를 바라보는 국민들이 눈길이 곱지 않다. 미래형 미술관인 에코뮤지엄이 활성화된다면 미술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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