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지배구조의 핵심…호텔롯데, 연말까지 상장 가능하나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지난해 형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불거진 ‘기업 투명성’ 문제에 호텔롯데 상장을 약속했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기업 투명성’이 호텔롯데 상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롯데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상장이 무산됐음에도 신 회장은 연내 상장 의지를 드러냈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최소 4~5년간 호텔롯데 상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의 호텔롯데 ‘연내 상장’ 의지는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사진설명=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좌)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우)

검찰의 비자금 의혹 수사로 그룹 안팎으로 혼란을 겪던 롯데는 지난 13일 금융위원회에 호텔롯데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하고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받은 상장예비심사 유효기간 만료가 한달 앞으로 다가오며 예정된 상반기 상장은 무위로 돌아갔다.

그러나 8월 초까지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뒤, 8월 말 이후 반기실적 기준으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 연말 상장은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신 회장의 ‘연내 상장’ 발언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론적으로’ 가능한 얘기일 뿐 현실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검찰 수사 결과 분식, 횡령ㆍ배임 등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한국거래소 상장 규정에 따라 향후 3년간 상장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검찰 조사에서 회계처리 위반 등이 구체적으로 지적될 시엔 3년간 (상장) 신청할 수가 없다”며 “상장 재추진 여부는 검찰 수사 및 법원 판결까지 다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향후 재판 기간까지 고려한다면 최소 4~5년 이상은 호텔롯데 상장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더욱이 재판 진행 상황과 관계 없이 분식회계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도 금융감독원의 특별 감리와 증권선물위원회의 의결 절차 등을 거쳐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도 “이번 비자금 의혹은 (상장에) 상당히 큰 영향 미칠 수밖에 없어 상장심사를 하게 되면 큰 감점 요인”이라면서 “상장 자체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커지는 게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황 실장은 또 “경영권 분쟁이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도 부정적인 평가 요소”라고 설명했다.

신 회장 입장에선 호텔롯데 상장을 포기할 수 없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을 종식하기 위한 방법으로, 호텔롯데를 상장해 롯데그룹 전체 지배구조를 정리하는 게 최선이다.

현재 일본에 머물고 있는 신동빈 회장은 현실적으로 호텔롯데 상장이 어려운 점을 감안, 일본 롯데스트레터지인베스트먼트(LSI) 등 우회적인 수단을 통해 호텔롯데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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