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이후 국제 금융시장 판도는?…프랑스? 독일? 미국? 일본?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세계 금융중심지라 불렸던 영국 런던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가 결정되자마자 골드만 삭스를 비롯한 모건스탠리 등 세계 투자회사 및 주요 은행들이 EU 역내로 이전을 서두르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상태다”

미국 금융 대기업 모건 스탠리의 콤 켈러허 사장은 브렉시트 사태를 이같이 빗댔다. 그만큼 브렉시트로 런던의 금융경쟁력이 꺾일 가능성이 높다. 브렉시트는 유럽 전역에 금융상품을 공급할 수 있는 편이와 유럽 스타트업들의 자금 조달수단이자 회수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없애버리기 때문이다. 


런던 금융시장은 1ㆍ2차 세계대전으로 위축됐다가 1960년대 말 유로시장이 개설되면서 그 위상을 되찾을 수 있었다. 특히, EU의 금융기관들이 역내 한 곳의 감독기관만 통과하면 회원국 전체에 상품을 공급할 수 있는 ‘싱글 패스포트’ 체계 덕분에 런던은 세계 외환 거래의 40%를 담당하며 유럽 대형은행들이 런던에서 트레이딩과 금융상품을 제조해 유럽 전역에 상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런던에는 외국계 금융기업 250개사가 지점을 두고 있다. 세계 상위 15개 은행도 런던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들이 고용하고 있는 일자리는 7만 개에 달한다. 런던 금융시장은 지난해 영국 조사회사 Z/Yen 그룹이 발표한 세계 금융센터 종합능력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브렉시트로 영국이 EU 단일 시장에서 분리된다면 유럽 펀드시장에 이전처럼 참여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유럽 대륙의 신생기업들에 자금조달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다. 금융허브로서의 입지가 약해지는 것이다. 역외권에서도 마찬가지다. 해외 금융업체들이 영국에 본사를 두거나 지점을 둔 이유는 EU 단일 시장이라는 편익 덕분에 유럽 개별국가들의 엄격한 금융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모건스탠리는 유럽 본사를 런던에서 더블린, 아일랜드 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옮길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 HSBC는 직원 1000명을 파리로 이동시킬지 고민하고 있다. JP모건 역시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본사이동에 대비하라고 전했다. .

실제로 런던을 대체한 금융허브로서 프랑스의 파리와 독일의 프랑크푸르트가 거론되고 있다. 파리에는 채권 매매 및 파생상품 등을 다루는 금융공학에 능한 인재가 많다. 독일의 프랑크푸르트는 유로 등의 결제업무를 다루는 유럽중앙은행(ECB)가 있어 글로벌 거래소들이 유럽전역에 금융상품을 제공하기에 편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양 측 모두 런던을 대체하기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독일과 프랑스 모두 자본시장의 비중이 작을 뿐만 아니라 반M&A 등 규제장치가 영국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프랑스는 유럽에서 금융거래세를 도입한 첫 나라이기 때문에 런던만큼의 자유로운 거래환경을 구축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은 “국제금융센터의 판도는 미국의 뉴욕이 명실상부 1인자로 거듭날 것”이라며 “브렉시트로 세계주요은행과 금융업체들이 지점을 유럽으로 옮기더라도 도쿄와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금융시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은 이를 기회로 보고 있다. 비록 브렉시트 때문에 엔고 강세가 가속화되고 아베 신조 일본 내각의 경기부양책인 ‘아베노믹스’가 유명무실해졌지만 세계 금융허브로서 도쿄시장의 입지를 강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닛코 자산운용사의 시바타 다쿠미 대표는 “자산운용 능력과 일본 연금 적립금 관리운용 독립행정법인(GPIF)은 해외주식을 자주 운용하면 해외 유력기업 대표들이 참배할 정도의 존재감을 발휘하기를 바란다”며 “유동성 강화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과감하게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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