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통분담 없는 조선업 특별고용 지원은 무용지물

정부가 30일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했다. 실질적인 조선산업 구조조정이 시작된 셈이다. 이날 발표한 지원대책은 비정규직 지원, 실업급여 연장 등과 SOC 투자를 조기에 진행한다는 내용이 담길 정도로 파격적이고, 전방위적이다. 대표적인 것이 조선소 외부에서 일감에 따라 이동하며 작업하는 ‘물량팀’ 소속 노동자들에 대한 지원이다. 1만여명이 넘는 이들 물량팀은 대부분 고용보험 미가입자들이다. 그런데도 임금을 받고 일한 사실만 증명하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실업이나 체불 임금 문제는 고용부 차관이 직접 중재에 나서 적극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평가할 만하다. 경영난에 처한 기업이 직원을 해고하지 않고 휴업할 경우 휴업수당의 상당부분을 정부가 지원하는 고용유지지원금도 높이고 실업급여도 연장해 준다. 이밖에 전직ㆍ재취업 알선 지원,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 규모 확대 등도 추진된다. 조선경기가 회복했을 때를 대비해 핵심기술을 가진 숙련 고기능 근로자 유출을 막는 작업도 진행된다. 하반기 주요 경제현안으로 울산 신고리 5·6호기 건설사업이나 차세대 군함 등의 조기 발주를 포함시킨 것은 이런 목적을 담고 있다.

하지만 대형 조선 3사의 노조는 정부나 채권단의 움직임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오로지 총고용 보장만을 주장하며 공동파업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설비 부문 분사를 놓고 노사간 극심한 갈등을 빚어온 현대중공업이나 인력 구조조정으로 대립중인 대우조선은 물론이고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노협)까지도 90% 넘는 지지율로 파업 전단계인 쟁의발생을 결정했다. 아예 현대중공업 노조는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은 울산 시장과 현대중공업 사측이 요구한 것일 뿐”이라며 “파업 여부는 노조의 고유 권한”이라고 주장한다.

특별고용지원업종지정이 단순히 지금의 조선산업 위기를 넘기는 조치로 끝나서는 안된다. 근본적인 문제를 바로 잡고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대표산업으로 재탄생하는 디딤돌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 혈세를 투입해 지원하는 의미가 생긴다. 그래서 정부지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노조의 고통분담 의지다. 유일호 기획재정부 장관이 사전에 조선산업 현장을 방문해 파업 자제를 당부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유 장관은 파업시엔 정부 지원이 어렵다는 얘기까지 꺼냈다. 노조를 겁박하려는 게 아닐 것이다. 고통분담이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고 사회적 갈등을 줄이는 길이기 때문이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