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의원 보좌관 수 줄이고, 채용 규정도 정비해야

가족이나 친인척을 보좌관과 인턴으로 채용하는 국회의원이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뿐이 아닌 모양이다. 서 의원을 거세게 비난하던 새누리당에도 유사한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박인숙 의원은 5촌 조카를 5급 비서관으로, 동서는 인턴으로 각각 고용했다. 김명연 의원의 4급 비서관은 그의 동서였다. 송석준 의원 역시 조카가 수행비서이고, 한선교 의원 정책 보좌관은 친척 사이였다. 제 눈의 들보는 못보면서 남의 눈 가시만 탓한 격이다. 더민주에도 더 있었다. 안호영 의원은 6촌 동생을 의원실 보좌관으로 일하게 했다.

논란이 커지자 여야가 다투어 ‘사후약방문’을 내놓지만 실효가 있을지 의문이다. 새누리당은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8촌 이내 친인척 보좌관 채용 금지령’을 내렸다. 더민주도 우상호 원내대표가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비슷한 당부를 했다고 한다. 당차원의 ‘경고’와는 별도로 관련 입법 활동도 활발하다. 더민주 박혜련,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 등은 4촌 이내 혈족 및 친인척 보좌진 채용을 사실상 금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이전 국회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일고, 관련 법안도 수 없이 제출됐지만 매번 유야무야 넘어갔다. 끼리끼리 특권을 누려온 국회의원들이 그 일부를 내려놔야 하는 데 쉽게 동의할리 만무하다. 당 지도부가 엄포를 놓고 관련 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정도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예 이번 기회에 전수조사를 통해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보좌진 채용의 구체적인 규정 명시는 필수다. 그래야 고질적인 관행의 뿌리가 뽑힌다.

의원들의 특권과 갑질이 툭하면 도마에 오르는 것은 그만큼 특권이 많다는 얘기다. 문제가 된 의원실의 유급 보좌관만 해도 그렇다. 4급 상당 비서관 2명을 포함해 7명이고, 여기에 급여를 받는 인턴까지 더하면 9명이다. 이 수를 확 줄여야 한다. 일본은 우리와 비슷한 7,8명의 보좌진(비서)을 두고 있지만 실제 국가의 월급을 받는 비서는 3명이다. 나머지는 무급이거나 의원이 개인적으로 고용하는 경우다. 특히 정책비서는 10년 이상 국회 경력과 일정 시험까지 통과해야 하는 까다로운 자격 요건을 갖춰야 한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20대 국회 개원과 함께 ‘특권내려놓기’를 수시로 강조하고 있다. 이번 서영교 파동은 국회의원의 특권과 반칙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국민들의 엄중한 경고다. 국회 개혁은 특권내려놓기가 그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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