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측 ‘父 치매 사실’ 공개…경영권 분쟁 자충수 되나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 코퍼레이션 회장) 측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치매약 복용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에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아버지가 판단력이 흐려졌다는 사실을 밝힘으로써 검찰의 비자금 수사 대상을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으로 한정하기 위한 묘안이라는 의견이 많았으나 자신의 정통성을 잃는 자충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아버지 신 총괄회장이 치매증상이 있어 판단력이 흐려졌다면 한국 롯데에서 벌어진 횡령, 비자금과 관계된 일들은 모두 동생 신 회장의 책임이 된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 측도 “아버지가 나를 후계자로 지목했다”는 지지를 상실한다.

지난해 10월 아버지의 지분 1주를 인수한 것도 진정성이 의심된다. 신 전 부회장은 당시 아버지의 주식 1주를 인수함으로써 ‘50% 1주’ 지분을 획득해 광윤사의 최대 주주가 됐다.


신 전 부회장 측인 SDJ 코퍼레이션 관계자는 “개인의 의료기록에 대해 말씀할 수는 없다”면서도 “신 총괄회장이 치매약인 아리셉트를 복용하신 것은 맞다”고 밝혔다. 이어 신 총괄회장이 치매를 앓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아리셉트를 복용하신 것은 맞지만 치료뿐 아니라, 치매 예방에도 사용되는 약”이라며 “신 총괄회장도 예방 목적으로 이 약을 복용하셨다”고 했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 2010년부터 이 약을 복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치매치료제인 아리셉트는 실제 고령의 노인들이 예방을 위한 목적으로 복용하는 경우도 있다. 기억력 감퇴를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계 관계자는 “향후 있을 검찰수사를 염두한 것이지만 자충수가 될 것 같다”며 “경영권 분쟁에서 불리했던 신 전 부회장이 가진 유일한 장점이 ‘적통성’이었는데 그마저도 이젠 사라지게 됐다”고 했다.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에 문제가 있을 경우 “아버지가 나를 후계자로 선택하고 광윤사 대표와 최대주주의 지위를 부여했다”고 한 신 전 부회장의 주장은 힘이 떨어진다. 현재 광윤사는 50% 지분을 가진 신 전 부회장이 최대 주주 겸 대표직을 맡고 있다. 신 회장 측은 광윤사 주총을 통해 등기이사 직에서 해임됐다.

또 신 전 부회장에 우호적이 지분으로 알려진 일본 롯데홀딩스의 신 총괄회장 지분 0,4%에 대한 정통성도 훼손된다. 일본 롯데홀딩스 내 신 전 부회장의 우호지분은 30.1%로 알려지고 있다. 광윤사 지분 28.1%와 신 전 부회장의 지분 1.6%, 그리고 신 총괄회장의 지분 0.4%가 포함돼 있다.

이처럼 신 전 부회장에 대한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롯데그룹의 고심은 깊다. 검찰 수사 때문이다. 검찰수사에서 비리가 발견될 경우 신 회장이 이를 책임져야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신 회장은 한국과 일본 롯데를 총괄하고 있어 경영에도 차질이 생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아무리 가까운 친척이라도 병원 진료기록을 가지고 있을 수는 없다”며 “의도적으로 (진료기록을) 흘렸다. 앞으로 있을 검찰수사에 맞물려 경영권 분쟁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신동빈 회장은 이번주말께 귀국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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