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지점장 동원, 유령회사 이용해 170억 대출 사기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속칭 ‘유령회사’를 이용해 매출을 부풀리고 시중은행으로부터 170억원의 불법 대출을 받은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일당 중에는 현직 은행 지점장도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1부(부장 서봉규)는 매출이 없는 회사 명의를 사들여 허위 매출을 신고해 시중은행으로부터 불법대출을 받은 혐의(사기)로 안모(41) 씨 등 21명을 구속하고 9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안 씨 일당은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사실상 폐업 상태인 회사를 인수해 재무제표를 조작했다. 세무서에 허위로 매출을 신고해 폐업상태이던 유령회사는 서류상 건실한 회사가 됐다. 안 씨는 이렇게 만든 유령회사 10곳을 이용해 8개 시중은행으로부터 170억원을 대출받았다.

[사진 출처=헤럴드경제DB]

일당은 시중은행으로부터 대출을 쉽게 받고자 대출알선 브로커를 고용하기도 했다. 이들은 은행 지점장과 결탁해 빌린 대출금이 연체되자 다른 지점에 새로 대출을 받는 방식으로 대출금을 갚으며 범행을 이어갔다.

그러나 첩보를 입수한 검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일당은 덜미를 잡혔다. 검찰은 유령회사가 불법 대출을 받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세무자료를 추적해 안 씨 일당을 구속 기소했다. 현직 은행 지점장 3명도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모두 구속됐다.

검찰 조사에서 이들은 ‘기한 후 신고’ 제도를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당은 세무서에 허위 매출을 신고해 받은 ‘표준재무제표증명원’을 이용해 시중은행으로부터 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검찰 관계자는 “수년간 매출이 없던 회사가 갑자기 수십억의 매출을 신고하는 경우 감독강화가 필요하다”며 “관계기관에도 신종사기수법을 통보하고 개선 사항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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