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개인별 대출 파악 나섰다

위험수위 가계빚관리 세분화
은행권 661조·비은행권 407조
주택담보대출이 60.3% 차지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의 증가세에 제동을 걸기 위해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전국민 가계대출 총액 집계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신용등급별 대출금액이 얼마나 되는지 등 국민 개개인의 대출 특성과 현황도 파악키로 한 것이다. 가계부채의 원인과 상황을 정확히 분석하고 효과적인 정책대안을 내놓기 위한 조치다. 이 같은 움직임은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경제지표에 근거해야 한다는 이주열 한은 총재의 ‘데이터 디펜던트’(data dependent) 기조와도 맥이 닿아 있다.

한은이 3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업무현황 자료에 따르면 금융기관 가계대출은 5월 말 현재 1068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4월 말에 비해 9조3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4월 증가분(8조8000억원)보다 그 폭이 커졌다. 이 가운데 은행권 가계대출은 4월 말보다 4조7000억원 늘어나, 총 잔액이 660조9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최근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비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407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1ㆍ2 금융권에서 시행된 가계 주택담보대출은 643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가계대출의 60.3%가 주택담보대출인 셈이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초기 여신심사 선진화 방안에서 빠진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꾸준히 늘었고, 제2 금융권에서도 상가 등 비주택 부동산담보대출이 크게 증가해 우려를 낳았다. 이처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계부채로 금융시장의 불안심리가 확대되자 한은도 팔을 걷어붙였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해 신설한 거시 금융안정 상황 점검회의를 연 4회 개최하고 가계부채 점검반을 운영해 가계부채 상황을 종합 점검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더해 한은은 가계부채를 정밀하게 관리하기 위해 관련 통계를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가계부채에 관한 다양한 미시지표를 개발하기로 했다. 개발된 지표는 2012년부터 내부적으로 운영 중인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에 반영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한은은 분기별 ‘가계신용’, 월별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등의 통계자료를 집계해 공표해왔다. 이들 자료에서 전국민의 가계대출 총액이 나오기는 했지만, 차주별 특성에 따른 대출현황까지 알기는 어려웠다.

한은 관계자는 “개인정보를 기호화한 국민 개개인의 대출거래 자료를 분석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예를 들면 신용등급별로 대출금액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통계법 문제가 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활용하고, 향후 통계청에서 유사한 통계를 집계ㆍ공표할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은은 상세자금순환표 자료를 세분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거래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취합할 수 있어 그동안 은행 시스템 밖에 있어 제대로 알 수 없었던 ‘그림자 금융’ 통계를 한눈에 볼 수 있게 된다.

강승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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