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써머! 극장가①] 韓 영화 기대작, ‘천만 영화와 데칼코마니’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벌써 올해의 반환점이 다가왔지만 ‘천만 영화’의 탄생은 아직이다. 뜨거운 태양 볕을 피해 시원한 극장으로 발걸음이 기우는 여름, 한국영화 기대작 네 편이 관객들의 관심을 기다리고 있다. 7월20일 개봉하는 ‘부산행’을 시작으로 ‘인천상륙작전’, ‘덕혜옹주’, ‘터널’ 등이 개봉 일정을 조율 중이다.

4대 배급사(NEWㆍCJㆍ롯데ㆍ쇼박스)가 야심 차게 내놓는 ‘텐트폴’ 작품들. “가장 성공 확률이 높은 작품들”로 선정돼 성수기에 들어앉게 될 이 영화들은 지난 천만 영화들과 놀랍도록 닮았다. ‘재난ㆍ군사작전ㆍ근현대사’라는 세 가지 흥행 단골 소재에서다. 그러나 ‘디테일’로 들어가면 조금씩 변주를 거듭하고 있어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전망이다. 


▶“재난 블록버스터 is 흥행?”= 가장 먼저 출격하는 ‘부산행’(감독 연상호)는 재난 블록버스터를 전면에 표방한다.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전국을 덮친 때,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고, 살아남으려는 사람들의 사투를 담은 작품이다. 아빠와 딸(공유-김수안), 신혼부부(마동석-정유미), 친구(최우식-안소희) 등의 이야기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부산행’은 “군중극”(연상호 감독)으로서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겼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재난 영화의 카테고리 안에 자리하고 있다.

이 지점에서 ‘부산행’은 2009년 7월 극장을 강타했던 영화 ‘해운대’(누적관객 1132만 명)를 연상시킨다. ‘부산’이라는 지역의 연관성이 우선 머리를 스친다. 초대형 쓰나미가 밀려오는 가운데 소중한 이들을 지켜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한꺼번에 펼쳐진다. 


‘부산행’은 조금 더 진화했다. ‘좀비’라는 소재를 한국 상업영화에 도입한 첫 작품이다. 시속 200km로 달리는 부산행 KTX 내부라는 공간적 배경도 참신하다. 이같은 신선함은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초청과 156개국 선판매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하정우ㆍ배두나 주연의 ‘터널’(감독 김성훈)도 재난 영화다. 집으로 향하던 한 남자가 갑자기 무너진 터널 안에 고립되고, 그의 구조를 둘러싸고 변해가는 터널 밖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전국이 뒤집어지는 재난은 아니지만, ‘1인 재난’을 다룬 영화라 불릴만 하다. 터널이 무너져 좁은 공간 안에 갇힌다는 설정은 2013년 여름 개봉한 ‘더 테러 라이브’(누적관객 558만 명)를 연상시킨다. 역시 하정우 주연 작품. 정체를 알 수 없는 테러범 때문에 생방송 스튜디오 안에 갇혀 살아서 빠져나오기 위해 고분군투하는 내용으로 ‘터널’과 닮은꼴이다. 


▶역사는 흐른다, 흥행과 함께= ‘인천상륙작전’(감독 이재한)은 6ㆍ25 전쟁 당시 군사 작전을 다룬 영화다. 이정재와 이범수, 할리우드 배우 리암 니슨까지 초호화 캐스팅을 내세운다. 리암 니슨은 한국 사람이라면 모두가 아는 맥아더 장군 역을 맡았다. 한국전쟁의 전세를 역전시킨 인천상륙작전이라는 극적인 소재에다가 100억 원이 넘는 제작비로 볼거리도 풍성하다.

‘인천상륙작전’은 여러모로 역대 영화 흥행 1위 작품인 ‘명량’(누적관객 1761만 명)과 데칼코마니를 이룬다. 두 영화의 배급사는 모두 CJ엔터테인먼트. 바다와 뭍을 배경으로 하는 군사 작전을 다뤘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인천상륙작전과 명량해전 모두 이름은 익히 들어보았지만 내막을 알기 어려웠던 작전들에 대한 관객들의 호기심도 크다. 이에 CJ엔터테인먼트와 영화홍보사 퍼스트 룩은 ‘명량’에 이어 ‘인천상륙작전’의 개봉을 앞두고도 설민석 강사의 역사 인터넷강의를 공개했다. 30일까지 네이버 TV캐스트 기준 17만 뷰를 기록 중이다. 


마지막으로 ‘덕혜옹주’(감독 허진호)는 정통 시대극에 해당한다. 고종황제의 딸 이덕혜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근현대사의 격랑을 담아낼 예정이다. 덕혜옹주로 손예진이, 덕혜옹주의 어린시절 친구이자 독립운동가가 된 장한 역으로 박해일이 분했다. 여기에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감초 역할을 하는 라미란과 정상훈 등이 출연한다.

지난해 여름 ‘베테랑’과 함께 “쌍끌이 천만”을 이뤘던 ‘암살’과 닮은꼴이다. 구한말과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도, 독립운동이라는 소재도 같다. 손예진과 전지현이 연기한 여성 캐릭터가 전면에 부각된다는 점도 ‘싱크로율’을 높이고 있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