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없어지는 일자리, 어디서 만들 건가

설마 했던 일이 일어났다. 영국이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를 결정했다. 기존 질서가 한 순간에 무너졌다. 유럽의 정치ㆍ경제가 새판으로 정리될 때까지 전세계는 혼돈 속에서 허우적댈 것 같다.

브렉시트는 저소득ㆍ저학력 노동자들이 주도했다. ‘하나의 유럽’(EU) 이후 영국의 하층 노동자들은 일자리와 복지를 위협 받았다. 노동과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이 기본인 ‘EU의 기치’가 이민자의 유입으로 이어졌고, 급기야 밥그릇까지 빼앗기는 처지가 됐다고 그들은 생각했다.

탈퇴론자들은 투표 전 가난한 노동자들을 자극했다. “EU에 잔류해 있으면 터키 노동자들이 영국으로 대거 몰려올 것”이라는 등의 문구로 그들의 감정선을 건드렸다. 이슬람 국가 터키의 EU 합류의사를 이용한 것이다.

영국의 노령층도 탈퇴를 거들었다. 매년 천문학적인 돈을 EU 분담금으로 내면서 복지재정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에 반발했다. ‘왜 내 돈으로 남 좋은 일만 시키냐’는 불만이었다.

결국 영국의 가난한 유권자들이 전세계를 뒤흔들었다. 먼저 국제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이 충격은 조만간 실물경제로 전이될 걸로 보인다.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경제엔 대형 악재임에 틀림없다.

하반기 한국경제는 암울하다. 수출과 내수(소비+투자) 어디 하나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조선업종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실업대란이 가시화할 가능성이 크다. 일명 ‘김영란법’이라 불리는 부정청탁금지법이 시행되면 소비위축도 불가피하다. 기업들의 투자도 급격히 얼어 불을 수밖에 없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데 돈을 풀 기업은 없다.

노동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제조업 고용여건은 최악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10만명을 웃돌던 제조업 취업자 증가폭은 2개월 연속 절반 수준으로 둔화됐다.

‘재벌닷컴’이 밝힌 올 1분기 100대 상장사(매출액 기준) 직원 수 변동 현황을 보면 50% 이상이 직원수를 줄였다. 앞으로 벌어질 조선업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지금보다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지 않을까 우려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2010∼2014년까지 첨단제조업의 부가가치 증가율은 연평균 -4.7%를 기록했다. 이 기간 주요 국가 중 첨단제조업의 부가가치가 줄어든 곳은 한국과 일본뿐이다.

경쟁력을 잃어가는 제조업과 달리 새롭게 주목 받는 분야가 문화ㆍ서비스 산업이다. ‘고용유발계수’를 보면 문화서비스 산업이 15.2명, 음식점업 13.1명, 자동차 6.9명, 전기전자 4.9명 수준이다. 고용유발계수란 매출이 10억원 증가할 때 직ㆍ간접적으로 늘어나는 임금근로자 수를 말한다.

물론 문화 서비스 산업 분야의 ‘고용의 질’은 아직 제조업에 비해 떨어진다. 하지만 문화 콘텐츠에 투자해 성공을 거두는 기업들이 늘어날수록 고용의 질도 개선될 걸로 확신한다. 문화산업에 집중 투자하는 CJ그룹 같은 기업이 더 많이 생기면 말이다.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분노’가 세상을 뒤엎는다. 동서고금의 진리다. 결국 일자리 문제다. 제조업이 아니면 다른 데서 답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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