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갑질온상 보좌진채용①] ‘은밀하고 과감하게’…관행에 덮인 보좌진의 눈물

[헤럴드경제=장필수 기자] 국회 의원실 내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국회의원의 ‘가족채용’ 논란은 비단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의원의 손과 발이 돼 의정 활동을 이끌어가는 보좌진은 채용뿐만 아니라 급여에서도 ‘보스’인 의원의 온갖 갑질에 시달린다.

의원이 보좌진에게 휘두르는 갑질이 쉬쉬 되어온 이유는 보좌진의 ‘밥줄’이 전적으로 의원에게 주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야당 재선 의원실에서 근무하는 한 보좌진은 30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어차피 방의 보스인 의원이 보좌진의 임명권을 가지고 있는 상황을 보좌진이 뭐라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가족채용을 놓고) 국민들의 감정이 격해지는 게 일리가 있다. 누군가의 기회를 박탈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의원의 친인척 채용 문제가 불거진 6월 21일 이후 30일(오후 4시 기준)까지 인턴을 제외한 보좌진 20명이 면직 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단기간에 상당수의 보좌진이 스스로 면직 신청을 한 배경을 놓고 또 다른 보좌진은 “국민들이 그간 관행적으로 이뤄졌던 의원실의 친인척 채용 실태를 접하면서 의원들이 급하게 진화에 나선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지금까지 새누리당에선 강석진, 이완영, 김명연 등 7명,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추미애, 안호영 의원의 보좌진이 면직 처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보좌진은 현행법에 따라 직급에 따라 정해진 급여를 받게 돼 있지만 이마저도 의원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않다. 몇몇 의원은 급여 일부를 정치후원금으로 내라고 보좌진을 압박하거나 자의적인 기준에 따라 보좌진의 직급을 올려놓고선 그에 따른 차액을 돌려받기도 한다.

한 비서관은 통화에서 “6급과 7급은 월급에서 30~40만원 차이가 나는데 의원이 스스로 6급으로 올려놓고 7급에 맞게 더 받은 월급을 토해내라고 하기도 한다”며 “경력과 전문성으로 보좌진을 구성하지만, 의원이 시키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최구식ㆍ김상민 새누리당 전 의원과 이목희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한때 보좌진의 직급을 올려 월급의 차액을 상납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의원들의 갑질 논란 탓에 의원회관 내 보좌진들 또한 뒤숭숭한 분위기다. 한 초선의원 보좌관은 “현행 제도상으로는 아들이 아니라 그 누가 되던 채용할 수 있다”며 “보좌진의 채용과 급여 문제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상황이면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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