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권 보장하라…中 웨이보 중심으로 여성운동 확산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중국 광저우의 한 언론사의 기자가 여성 인턴을 성폭행했다는 소식이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SNS) 웨이보를 뜨겁게 달궜다. 피해자 여성은 “여태까지 강간은 모르는 사람에게 맞거나 협박을 당해서 당하게 되는 줄 알았다”며 “처음엔 내가 무슨 일을 당했는지도 몰랐다”고 피해 당시 상황을 전했다. 여성 네티즌들과 중국의 여성인권단체는 분노하며 중국 경찰 당국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지난달 29일 웨이보에 “남자친구에게 바람을 피운다는 의심을 받아 폭행을 당했다”는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베이징에 거주한다는 피해 여성은 폭행을 당해 멍투성이가 된 자신의 얼굴 사진을 올리고 네티즌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여성 네티즌들은 크게 분노하며 “일단 경찰에 신고하라”고 피해 여성을 설득했다. 피해 여성은 30일 남자친구를 경찰에 신고한 사실을 공개하며 “남자친구의 모습을 보는 순간, 온몸이 얼어붙었다”고 전했다. 

“혼전 성관계를 맺은 여성은 천박하다”는 내용을 수록해 논란이 된 중국 ‘21세기 출판집단’ 출판사의 성교육 교과서[사진=웨이보]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여성인권 신장에서 나서는 중국 여성들이 늘고 있다. 지난 2주 간 웨이보에서는 여성을 향한 각종 폭력에 항거하는 여성들의 글이 쇄도했다. 최근 신체적으로 약한 여성이 직장이나 가정에서 폭행 당하는 피해가 잇따라 발생하자 중국 여성인권단체는 철저한 수사와 여권 신장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 여성들이 SNS를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 3월에도 중국 여성들은 주요 20개국(G20)회의가 열리는 항저우 측의 “‘항저우의 미(美)’를 알리기 위해 행사 기간 동안 치파오만 입어라”는 요구에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 이들은 “여성 스스로가 선택하는 것인데 이를 강제해서는 안된다”고 반발했다. 

“혼전 성관계를 맺은 여성은 천박하다”는 내용을 수록해 논란이 된 중국 ‘21세기 출판집단’ 출판사의 성교육 교과서[사진=웨이보]

웨이보에서는 지난해 베이징에서 인민대회당 전국인민대표대회의가 진행된 시기에 여성운동을 벌여 체포 당한 리 팅팅, 웨이 팅팅, 젱 추란, 우 롱롱, 그리고 왕만의 석방을 주장하는 네티즌들이 꾸준히 ‘#다섯을 석방하라’라는 해쉬태그를 달고 있다.

지난해 말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15년 세계 성차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조사대상 145개국 중 91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한국은 중국보다 뒤쳐진 116위였다.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 남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웨이보에 올린 한 중국인 여성 [사진=웨이보]

하지만 중국에서는 정부 산하 혹은 공기관 등 고위기관에서 여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주입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만 해도 중국 장시성 고등학교에서 사용하는 성 교육 교과서에서 “혼전 성관계를 맺는 여성은 천박하다”는 등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이 등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해당 출판사는 뉴욕타임스(NYT) 취재에 “문제가 된 표현은 모욕적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중국 교육부는 30대 이상의 여성을 비하하는 단어인 ‘셩뉘’를 2007년 공식 단어로 채택하기도 했다. 공산당 산하의 중국 여성재단은 2011년 칼럼을 통해 “예쁜 여성들은 교육이 따로 필요없다. 교육을 따로 받지 않아도 이들은 쉽게 결혼을 할 수 있다. 고학력은 밋밋한 외모를 가진 여성들이 결혼조건을 높이기 위해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이 스스로 여성의 가치를 ‘나이’와 ‘결혼’에 제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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