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여경의 날 ①] “우리를 조폭 잡는 강력형사 3자매래요”

-“조폭과 가끔씩은 근황 토크 하죠”

-형사 하려고 했던 초심 잃지 않아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어쭈, 폼 잘 잡았는데? 강력형사 태가 나네.”

여성 강력계장과 강력팀장, 강력팀 형사가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29일 서울 중구 북촌마을에서 막내의 강력팀 근무 만 3년을 축하하는 술잔을 들었다. 그러면서 강서경찰서 강력계장 박미옥(48) 경감과 중랑경찰서 강력5팀장 김성순(44) 경위가 강남경찰서 강력2팀 소속 김은지(34) 경사 사진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헤럴드경제는 여경의 날(1일)을 앞두고 ‘조폭 잡는 강력 형사’ 세자매(?)를 인터뷰했다. 지난달 28~30일 진행한 인터뷰를 29일 있었던 ‘김은지 형사 강력팀 근무 만 3년 기념 술자리’의 대화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선배들이 보고 강력 형사 태가 난다고 칭찬한 서울 강남경찰서 김은지 형사 사진. [사진=김은지 형사 제공]

“처음 은지가 강력으로 왔을 때 팀장들이 내기했었지. 얘가 1년을 버티나 못 버티나. 그런데 잘 남았네.”

경찰 경력 30년을 향해 가는 박 경감은 ‘전설’, 그 자체다. 서울지방경찰청 여자형사기동대의 창설멤버다. 경위까지 ‘주요범인 검거특진’만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김 경사는 박 경감이 강남경찰서에서 강력계장으로 근무하던 3년 전 받은 여경 후배다.

김 경사는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그때 회식자리에서 제가 그랬죠. ‘팀장님들. 제가 버티나 못 버티나 내기하신 거 다 압니다. 수금하실 분 얼른 하시죠’라고요.”

29일 한 자리에 막내의 강력근무 만3년을 축하하기 위해 베테랑 선배들이 모였다. 사진 왼쪽부터 강서경찰서 박미옥 강력계장, 강남경찰서 김은지 강력팀원, 중랑경찰서 김성순 강력팀장. [사진=김은지 형사 제공]

팀장들의 수금 상황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김 경사는 관할 조폭들의 동태 파악에는 촉을 늦추지 않는다.

“요즘에요? 관내 조폭 결혼식에 나가 있죠. 우리가 별것 안해도 억지가 되는게 있으니까요. A파 간부급 같은 경우는 가끔 전화해서 근황 토크 하죠. 처음엔 여자가 전화하니까 보이스피싱인줄 알았대요.”

이런 막내의 모습에 다음달이면 강력 근무 만 20년을 채우는 김성순 경위도 흐뭇하다. 다만 이제는 팀장으로서 고민을 할 차례다.

김 경위는 “후배들한테 팀장으로서 해줘야 하는 역할이 있는데 고민되네. 옥 선배. 팀원들한테 이거 한번 해봐. 저걸 해봐 했을 때 딱 맞아가는 혜안을 키우고 싶은데 부족한 것 같아”라고 했다.

겸손한 말 속에 베테랑 강력형사로서 열정과 고민이 녹아 있었다. 살인범을 찾아 전국 팔도를 누비고, 홀로 마약사범 ‘각 그랜저’에 타던 팀원 시절과는 다른 종류의 고민이다.

김 팀장의 고민에 박 경감은 말을 잇는다.

“쑤니 형사. 잘하고 있어. 근데 있지. 팀장은 어쨌든 범인 쫓기만 하면 되잖아? 계장은 그런 팀들을 조합해서 지휘하는 맛이 있어. 계장 한번 해봐. 재밌어. 대신 우리 예전의 그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자고. 형사를 하려고 했던, 보람 있게 생각했던 그 순수한 마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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