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여경의 날 ②] 난 얼굴마담 아닌 ‘대한민국 여경’이다

-전체 경찰 10명 중 1명은 여경

-파출소ㆍ지구대 등 치안현장 곳곳 누벼

-홍보의 대상으로 여기는 한계도 여전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여경의 날(1일)이 70돌을 맞았다. 오늘날 치안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경찰의 10명 중 1명은 여성이다. 여경들은 초창기 주로 맡았던 경무나 성범죄 단속, 청소년 선도를 넘어 파출소와 지구대 치안 업무, 강력 수사 등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거친 업무도 해내고 있다.

우리 치안 현장에 여성이 등장한 것은 1946년 7월1일 경무부 공안국에 79명 규모의 여자 경찰과가 생기면서다. 초기 전체 경찰의 1.8% 정도로 미미한 비율이었던 여경 숫자는 이후 꾸준히 늘어 올해에는 11만 6674명의 전체 경찰 중 10.1%를 차지한다. 2009년에는 6.5%, 2012년 7.0%, 2014년의 8.0%에 이어 처음으로 ‘마의 10%’대를 돌파한 것이다. 이는 2005년 이후 실시된 여경채용목표제와 사법고시 여성 경정 특채 등 여성 경찰의 역량 강화의 결과다.

그동안 여경의 전체 숫자는 늘었지만 간부급 이상에서 여경이 차지하는 비율이 적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근속승진제가 적용되지 않는 경감 이상 간부에서 여경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3년 약 3.9%에서 2016년 4.4%로 늘었다. 경찰의 별이라고 불리는 총경 이상 고위직도 2013년 8명에서 2016년 14명으로 늘어났다. 

1946년 7월 1일 경무부 공안국 내 여성경찰과로 출범한 여경은 양적 성장을 거듭해 올해 여경채용목표제의 전체 경찰관 대비 10% 목표를 달성했다. 112신고를 받고 출동하는 여경. [자료=경찰청]

초기 여경은 부녀자의 풍기 문란 단속, 성매매 여성의 단속과 관리, 불량 청소년 선도, 유치장 간수 업무, 교통보조 등 남성 경찰이 하기 어렵거나 꺼리는 일에 국한됐다. 그러나 이후 수사나 형사, 경비 등 여경이 맡는 일은 보다 늘어났다. 2013년 전체 여경 중 인사나 청사관리 등 경무 분야를 맡은 여경이 19.5%에 달했지만 이 비율은 3년만에 8.7%로 줄었다.

반면 파출소나 지구대에서 직접 치안현장을 돌보는 생활안전 분야에 종사하는 여경 비율은 37.3%에서 53.5%로 늘었다. 특히 학교 폭력이나 아동 학대 등 아동과 청소년 대상 범죄가 늘고 여성 치안불안 요소가 부각되면서 여경이 배치되는 경우가 늘었다. 외국인 범죄를 다루는 외사 분야나 정보분야에서 일하는 여경의 비율도 늘고 있다.

경찰 업무의 꽃이라고 불리는 수사의 경우 전체 여경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13년 20.1%에서 2016년 17.1%로 다소 줄었지만 절대 인원은 1625명에서 2009명으로 늘었다. 

초창기 경무나 청소년 관련 업무만 맡아보던 여경들은 이제 치안 현장 전반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래프는 여경 비율.

한편 여경들을 바라보는 경찰 조직의 시선에는 ‘여경은 경찰 조직의 꽃’이라는 편견은 여전히 남아있다. 각 부서의 성과물을 홍보하는 ‘얼굴마담’ 역할을 기대하는 게 대표적인 예다.

여경이 ‘경찰 조직의 꽃’이라는 편견은 여전하다. 최근 홍보를 강조하는 분위기를 타며 여경은 각종 미담 사례의 주인공으로 포장된다. 지난해 9월 부산경찰청 페이스북에 자살 시도자를 위로하는 여경의 사진이 올라왔으나 이 장면을 찍은 사람이 함께 출동한 경찰관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부산경찰청 페이스북]

실제로 2016년 홍보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여경은 28명으로 2013년 14명에 비해 두배나 늘었다. 최근 경찰이 SNS 홍보에 열을 올리는 과정에서 신임 여경이 지명수배자를 검거했다며 없는 사실을 꾸며내거나 여경이 자살 시도자를 껴안고 위로하는 장면을 다른 경찰관이 사진을 찍어 올리는 등 미담을 부풀려 물의를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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