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사퇴로 ‘유턴’ 선택지 잃은 英…명확해진 브렉시트 “재투표는 없다”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EU 탈퇴를 이끌기는 했지만 “심장은 EU에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모순된 행보를 보였던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이 총리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영국이 브렉시트 결정을 되돌릴 수 있는 하나의 선택지를 잃어버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제 남은 유력후보들은 좌고우면 없이 브렉시트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혀, 영국은 EU 탈퇴로 방향을 확실히 할 것이 전망된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영국에는 리그렉시트(브렉시트에 대한 후회) 분위기가 고조되며 투표 결과를 되돌리기 위한 다양한 모색이 있었다. 유력 총리 후보였던 존슨 전 런던 시장이 EU 잔류로 변심할 것이라는 기대는 그 중 하나였다. 존슨 전 시장이 EU탈퇴를 진정으로 바라지 않는다는 분석에서다.

유라시아 애널리스트인 무즈타바 라흐만과 찰스 리치필드는 보고서에서 “국민투표 유세 기간 이민에 대해 매우 강경한 태도를 취하기는 했지만, 존슨은 언제나 이민을 지지해왔다”고 평가했다.

[사진=게티이미지]

또 ‘유럽개혁을 위한 유럽센터’의 시몬 틸포드 부회장은 “뻔뻔하게 유턴할 수 있는 한 명의 정치인이 있다면, 그것은 존슨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존슨 전 시장의 이런 모순된 태도는 보수당 내 불신과 반발을 불러왔고, 그는 결국 물러나야 했다.

이제 총리 후보는 테리사 메이 내무장관,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 리엄 폭스 전 국방장관, 스티븐 크랩 고용연금장관, 안드레아 리드솜 에너지부차관 등 모두 5명이다. 이 가운데 메이 장관과 고브 장관이 유력후보로 분류돼 양강 대결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두 후보 모두 재투표나 의회 표결 없이 브렉시트를 그대로 밀고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EU잔류파였던 메이 장관은 30일(현지시간) 출마를 선언하면서 “브렉시트는 브렉시트를 뜻한다”고 못박았다. 그는 “투표운동을 벌였고, 투표율도 높았고, 국민이 결정을 내렸다. EU 잔류를 위한 시도는 없어야 하고, 뒷문을 통해 재가입하려는 시도도 없어야 한다. 제2의 국민투표도 없다”고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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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브 장관 역시 “국민은 변화에 투표했다. 영국 앞에 거대한 도전들이 있지만 동시에 거대한 기회들도 있다”며 “기회를 최대한 살리려면 과거와 과감한 단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틸포드 부회장은 “존슨은 단지 기회주의자였을 뿐이지만, 고브는 진성 탈퇴파”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두 후보 중 누가 총리에 오르건 간에 브렉시트를 위한 EU와의 협상안 마련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브 장관은 수일내에 자신의 계획을 내놓겠다고 밝혔고, 메이 장관은 연말까지는 탈퇴 협상을 개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영국 내의 이러한 기류 변화에 대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경선 결과를 기다려 보고, 이후 새 정부가 어떻게 할지도 보고 나서야 평가를 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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