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형제자매가 가족관계 증명서 뗄 수 있도록 한 조항 “위헌”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형제자매가 가족관계 증명서 등을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한 법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판결이 나왔다.

민감한 개인정보가 기재된 증명서인만큼 유출을 막기 위해 발급받을 수 있는 범위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30일 헌재는 진모 씨가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 14조 1항에 대해 낸 헌법소원심판에서 재판관 6(위헌)대 3(합헌) 의견으로 위헌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가족관계등록법상 각종 증명서에는 이혼·파양·성전환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기재되는 만큼 유출과 오남용을 막기 위해 증명서를 교부받을 수 있는 범위를 최대한 좁게봐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에 따라 헌재는 “개인정보가 수록된 각종 증명서를 본인 동의 없이 형제자매가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헌재에 따르면 형제자매는 상속분쟁과 같이 이해관계가 대립할 때 반목하는 등 부부나 부모자녀 관계보다 유대와 신뢰가 약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헌재는 형제자매가 개인정보를 오남용하거나 유출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고 봤다,

또한 헌재는 “불가피한 경우 인터넷이나 위임을 통해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으므로 형제자매를 통해 증명서를 발급받을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청구인 진 씨는 지난 2013년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이부(異父)형제인 안 씨가 자신의 가족관계증명서와 혼인관계증명서를 발급받았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진 씨는 이부형제와 서로 왕래하지 않으며 사이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진씨는 형제자매가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한 법조항이 자신의 사생활 비밀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냈다.

심판대상이 된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14조는 개인정보가 수록된 각종 증명서(가족관계ㆍ기본ㆍ혼인관계ㆍ입양관계ㆍ친양자입양관계증명서)를 받을 수 있는 대상으로 ‘본인 또는 배우자, 직계혈족, 형재자매’를 지정하고 있다.

청구인은 조항 중 ‘형제자매’에 이부 또는 이복 형제자매가 포함될 경우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헌법 소원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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