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종업원 주인의식, 中企가 사는 길

어느 찜질방 얘기다. 찜질에 여념 없는 사람들과 분주한 종업원 사이에서 유독 눈에 띄는 한 사람이 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쉴 새 없이 음식 쓰레기를 치우고 베개나 담요를 정리한다. 별다른 보상이 없어 보이는 그런 뒤치다꺼리가 싫지 않은 모양이다. 표정도 밝다.

주인이냐고 물었더니 그것도 아니란다. 찜질방 설립 때부터 일해왔던 종업원인데 뭐든 자기 일처럼 열심히 해서 손님이든 주인이든 누구나 좋아한다는 것이다. 급여를 더 받는 것도 아닌데…. 장차 찜질방 경영을 준비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정도로 관심을 거뒀다.

이처럼 솔선수범은 모두에게 유쾌한 경험을 갖게 한다. 그것은 바로 남의 것이 아니라 내 가게, 내 기업이라는 주인의식이다. 기업가정신의 시원이기도 하다. 슘페터나 드러커가 봐도 아마 그랬을 것이다.

각종 성과지표가 뛰어난, 소위 잘나가는 기업들은 다 이유가 있다. 근로자의 주인의식 여부다. 여기가 내 삶의 터전이라는 생각을 가진 근로자 몇명만 있어도 그 기업은 최소 실패는 하지 않는다.

중소기업 현장을 종종 찾는다. 그들의 애로도 듣고 나름 조언도 해줄 게 있다는 생각에서다. 기업을 개인의 소유물로 여기는 사장들이 아직 적지 않다. 종업원들이 자부심이나 주인의식을 가질 이유를 찾기 힘들다. 근무시간은 이냥저냥 남을 위한 품팔이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좋은 제품, 서비스가 나올 리 없다. 습득된 숙련기술이 제품에 반영되지 않을 뿐 아니라 불량률도 높다. 뭘 해도 남의 일이기에 그렇다. 주인의식, 곧 근로자의 기업가정신은 그냥 생기지 않는다. 주인답게 대접해줘야 한다. 적정한 임금수준은 물론 복리후생도 필요하다. 그것의 규모의 문제가 아니라 ‘같이 일해서 같이 먹고 산다’는 의식을 나눠야 하는 것이다.

결국엔 조직문화 얘기가 된다. 일회용품 쓰듯 사람을 함부로 대하고 막말도 서슴지 않는, 물질과 의식의 공유가 없는 조직에서 주인의식 운운은 공염불일 뿐이다.

청년들이 취업 눈높이를 낮추지 않는다고들 한다. 낮추지 못하는 이유는 생략한 채 말이다. 높은 연봉과 주변의 관심 속에서 첫 출발하고 싶지 않은 이들이 누가 있겠는가. 이들을 중소기업으로 끌어들일 동인이 있어야 한다.

사실 역으로 보면 중소기업 취업은 청년들에게 기회다. 대기업 다니는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대량생산을 위한 부품이 된 것 같다는 소리가 적지 않다. 중소기업은 크기는 작더라도 자기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다. 작기에 오히려 커지는 것이다.

입사 2, 3년차가 글로벌 바이어를 만나 계약도 따내고, 직무상 얻은 아이디어를 제품에 반영하기도 한다. 그것이 경험이 돼 창업도 하고 새로운 사장으로 시장에 등장한다. 주인의식의 중요성은 이런 것이다.

청년들은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취업용 스펙경쟁을 한다. 대기업 공기업을 목표로 토익, 해외연수, 자격증, 봉사활동에 여념이 없다. 고스펙자는 넘치지만 청년실업률은 여전히 8%대다. 그런데 한켠에선 사람을 구하지 못해 늘 아우성이다.

정부도 중소기업 인식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임금이나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다양한 제도도 만들었다. 이제 중소기업들이 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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