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AI·웨어러블, 칸광고제 압도하다

삼성 ‘블라인드 캡’ 모바일부문 금상
NYT ‘가상현실’ 2개부문 수상
구글 ‘알파고’ 이노베이션부문 그랑프리

“인공지능, 웨어러블, 가상현실 기술이 칸을 압도(OVERWHELMING)했다”

영국계 다국적 광고회사인 BBH(Bartle Bogle Hegarty)의 창업자인 존 헤가티(Sir John Hegarty) 경이 지난 25일(현지시각) 막을 내린 2016 칸 국제 광고제에 대해 내린 평가다.

올해로 63회를 맞은 칸 광고제는 총 24개 부문, 4만 3000여 점의 작품이 출품돼 역대 최다를 기록했지만, 존 헤가티의 평가대로 칸을 압도한 것은 미래 기술과 결합한 광고 캠페인이었다. 특히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웨어러블에 이르기까지 최근 각광받고 있는 미래 기술들을 적용한 캠페인들이 골고루 최고상인 그랑프리를 받으며 미래기술에 대한 광고계의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VR기술, 리얼리티의 한계를 넘다=먼저 주목받은 것은 뉴욕타임즈의 가상현실 영상인 추방(The Displaced)이다. VR기술로 제작된 이 영상은 남수단과 우크라이나, 그리고 레바논의 난민 어린이의 시선을 통해 난민들의 처참한 삶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특히 단순한 글이나 평면적인 영상이 아닌, 난민들이 실제 살아가고 있는 공간을 가상현실 기술을 통해 마치 구독자 스스로가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전달했다. 이 영상은 지난해만 100만 명이 넘는 이들이 시청하며 큰 화제를 일으켰다.

이번 칸에서도 해당 영상은 모바일 부문 그랑프리에 이어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도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칸 광고제의 최고 영예인 그랑프리를 두 부문에서 획득했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모바일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말콤 포인튼 제일기획 글로벌 CCO는 “이 영상은 다른 어떤 매체도 하지 못했던 공감과 흥분에 대한 주목하게 할 만한 요소(WOW Factor)를 일으켰다”며 “이는 165년이라는 역사를 지닌 뉴욕타임즈라는 올드미디어가 새로운 브랜드로 탄생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고 평가했다.

▶기술과 결합한 창의성, 상상하는 무엇이든 가능하게=빛의 화가 렘브란트의 작품을 재현한다? 그것도 3D 프린터를 통해. 공상 과학과도 같은 이 작업을 해낸 캠페인 역시 이번 칸 광고제에서 2개의 그랑프리를 거머쥐며 화제를 일으켰다.

제이월터톰슨이 제작한 ING의 ‘넥스트 렘브란트’ 캠페인이 그 것이다. 이 캠페인은 단순히 렘브란트의 기존 작품을 재구현 한 것이 아니라, 렘브란트의 화풍과 붓놀림을 기존 작품 346개를 통해 완벽하게 분석한 후 새로운 작품을 3D 프린터를 통해 만들어냈다. 제작 기간만 18개월이 걸린 이 캠페인은 사이버와 크리에이티브 데이터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특히 3D 프린터와 데이터 등 신기술을 통해 단순한 결과물이 아닌, 창조성있는 예술품을 만들었다는 것에 높은 평가를 받았다.

크리에티티브 데이터 부문 심사위원장인 태쉬 휘트미(Tash Whitmey)는 “이 캠페인은 데이터와 기술, 그리고 크리에이티브가 결합한다면, 어떤 것이라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수상 이유를 밝혔다.

한편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 역시 이런 기술과 창의성의 결합을 통해 이노베이션 부문 그랑프리를 받았다. 특히 칸은 최근 이세돌 구단과의 세기의 대결을 통해 인공지능의 완성도와 가능성을 전 세계에 알린 점을 높게 평가했다.

▶기술은 사회적 기여를 할 때 아름답다=이처럼 화려한 기술은 그러나, 사회에 대한 기여와 결합할 때 가장 빛을 발휘한다. 칸 광고제 역시 기술로 인한 사회의 진보를 이뤄내는 캠페인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올해 주목을 받은 것은 제일기획 스페인 법인이 삼성전자와 함께 진행한 블라인드 캡(Blind Cap)이다.

웨어러블과 블루투스 기술을 결합한 수영모자인 블라인드 캡은 올림픽 공식 스폰서인 삼성전자가 시각장애 수영 선수들의 연습 환경 개선 및 경기력 향상을 위해 개발했다. 코치가 갤럭시 기어 S2를 이용해 턴을 해야 할 시점에 신호를 주면 블루투스로 연결된 수영모자에 진동이 전해져 선수들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턴 동작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모바일 기술과 아이디어로 시각장애 수영 선수들이 장애를 넘어 보다 효율적으로 연습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광고 마케팅 업계는 물론 체육계에서도 호평을 받았고 이번 칸 광고제에서는 모바일 부문 금상과 디자인부문 동상을 받았다.

클레어 웨링(Claire Waring) 모바일 부문 심사위원장은 “56년간 개선하지 못했던 스포츠 관행이 어느 순간 모바일 기술로 완전 바뀔 수 있다”며 “기술이 진정한 의미로 사회에 기여를 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서상범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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