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영란법 개정안’ 릴레이 발의, 의원 22명 ‘동조’…“태풍의 눈 커지나”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여권에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김영란법)’이 줄을 이어 발의되고 있다. “법 시행일이 약 석 달(91일) 뒤로 다가온 가운데, 농ㆍ축ㆍ수산물과 그 가공품을 규제 목록에서 제외하지 않으면 국내 국내 농어업의 근간이 흔들릴 것”이라는 게 여권의 대체적인 인식이다.

1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강석호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30일 김영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명절과 같은 특정기간 내에는 농ㆍ축ㆍ수산물과 그 가공품을 수수금지 품목에서 제외해 해당 업계 종사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 법안의 발의에는 김정재ㆍ박덕흠ㆍ박명재ㆍ여상규ㆍ이군현ㆍ정갑윤ㆍ정유섭ㆍ주광덕ㆍ함진규 의원도 함께 참여했다.


강 의원은 “공직사회 부조리와 뇌물수수 근절을 목적으로 마련된 법률이 도덕적 범위의 행동을 법적으로 규제함으로써 미풍양속을 해치고 내수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특히 명절 선물용으로 거래되는 물량이 전체 생산량의 40%에 달하는 농ㆍ축ㆍ수산물의 경우 법률 시행 시 생산 감축은 물론 해당 업계 종사자들의 직접적인 수입 감소로 나타나 내수경기 침체를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법안 발의 이유를 밝혔다.

앞서 지난 29일에는 같은 당 김종태 의원이 김영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김 의원 안은 공직자 등이 수수를 금지하는 금품 기준에서 국내산 농ㆍ축ㆍ수산물과 그 가공품은 제외하도록 했다. 이 법안의 발의에는 김성원ㆍ김성찬ㆍ김태흠ㆍ박덕흠ㆍ백승주ㆍ안상수ㆍ이만희ㆍ이명수ㆍ홍문표 새누리당 의원뿐 아니라,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 유성엽ㆍ황주홍 국민의당 의원 등 야당 의원들도 함께 이름을 올렸다.

김 의원은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입법예고한 김영란법의 시행령안에는 원활한 직무수행, 사교ㆍ의례ㆍ부조의 목적으로 제공되는 선물의 가액을 5만 원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이는 현실 물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청렴한 공직사회 건설이라는 본래의 목적 달성보다는 애꿎은 농어민들만 곤경에 빠뜨릴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고 법안 발의 이유를 밝혔다.

김 의원은 이어 “현재 국내 농ㆍ축ㆍ수산물의 40∼50%가 명절 때 선물용으로 소비되고 있고, 또한 이렇게 판매되는 과일의 50%, 한우ㆍ굴비의 99%가 5만원 이상”이라며 “김영란법이 이대로 시행되면 1조3000억원대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총 22명에 달하는 의원(두 법안의 공동 발의자를 모두 합계, 중복의원 1명 제외) 김영란법 개정에 뜻을 같이하면서 정치권에서 관련 논의가 탄력을 받게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그동안 농어촌을 지역구로 둔 여야 의원들은 김영란법 개정을 강력히 주장해왔지만, 관련 법안 발의에는 다소 소극적이었다.

김 의원은 “세계 각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농어업에 추가 피해를 양산함과 동시에 값싼 수입 농ㆍ축ㆍ수산물이 국내산을 대체하게 돼 국내 농어업의 근간을 흔들 것”이라며 “정부는 그동안 FTA 체결에 따른 국내 농어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농ㆍ축ㆍ수산물 고급화 전략을 추진해왔다. 김영란법으로 고급 농ㆍ축ㆍ수산물의 유통ㆍ소비를 제한한다면 이를 믿고 시설과 비용을 투자한 농어민을 이제 와서 정부가 외면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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