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유석 판사 “황제노역, 법 개정을 위해 충분한 검토를 거쳐 합리적 안 논의해야 해결가능”

[헤럴드경제]전두환씨의 차남 재용씨와 처남 이창석씨의 노역장 유치 관련, 이들의 일당 400만원 정도로 책정됐다며 ‘황제노역’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글쓰는 현직 부장판사’로 유명한 서울동부지법 문유석(47) 부장판사가 이 문제는 법 개정 없이는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는 글을 남겼다.

2일 문 판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원 업무와 관련된 이야기는 최대한 자제하는 편이지만, 이 얘기는 꼭 좀 해야겠다. 오늘 모든 언론에 대서특필된 ‘일당 400만원 황제노역’에 관한 이야기다”며 관련 이야기를 털어 놓았다,.

그는 “벌금 미납으로 인한 노역장 유치기간은 피고인에 따라 일당 내지 사람 값을 따로 쳐서 정하는 것이 전혀 아니다”고 지적했다.


형법에 따르면 벌금을 내지 않으면 노역장에 유치하는 형으로 대체하는데, 그 기간의 상한이 3년으로 제한돼 있는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이에 따르면 노역형은 일당 10만원으로 책정해 일한 일수만큼 벌금을 줄여가게 돼 있지만, 최장 3년을 넘을 수 없게 돼 있다보니 1억950만원(일당 10만원에 3년간 임금)을 넘어서는 벌금은 사실상 면책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처럼 벌금 40억원을 약 3년의 노역형으로 대체할 경우 하루에 400만원이 빠지는 것으로 계산되는 것이지, 법원이 이들의 일당을 400만원으로 책정하고 기간을 산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문 판사는 “수십억, 수백억 벌금을 달랑 3년으로 퉁치게 하는 것이 옳으냐 하는 문제제기는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이를 주장하려면 형법 69조의 유치기간 상한선을 올리는 등의 법을 개정하자고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3년이라는 노역장 유치형의 제한을 풀면 실질적으로 자유형인 징역형과 다를게 없어지기 때문에 3년으로 제한해 둔 것인 만큼 이에 대한 합리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게 문 판사의 설명이다

그는 “지금 법규정이 옳다고 강변하는 것이 아니다. 당연히 국민의 뜻이 모아지면 개정할 수 있다. 다만 지금 법규정도 이유 없이 그리 제한하고 있는 것이 아니므로 충분한 검토를 거쳐 합리적인 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글을 마쳤다.

전씨와 이씨는 탈세 혐의로 각각 40억원씩의 벌금을 선고받고도 극히 일부인 1억4000만원과 5050만원만 납부함에 따라 지난 1일 서울구치소 노역장에 유치됐다. 전씨는 앞으로 2년 8개월을, 이씨는 앞으로 2년 4개월을 구치소에서 노역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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