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요동치는 자산시장의 빛과 그늘

자산 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증시의 투자 열기는 국내를 넘어 해외로 이어져 수백억원대의 미국 소상공인 대출채권 펀드가 당일 완판될 정도로 뜨겁다. 부동산 시장 역시 강남 재건축에서 시작된 투기 행태가 강북과 수도권으로 확산, 일부 지역에선 분양권 전매 프리미엄만 수억 원에 달한다. 금융시장도 1분기 요구불 예금 잔액이 154조1170억원을 넘는다. 지난 99년 이후 최대다. 자산 시장 어딜봐도 부동자금이 넘친다.

자산시장의 요동은 저성장과 장기 저금리에 지친 투자자들의 몸부림일 수 있다. 수익을 쫓아 흘러가는 자본의 속성을 감안하면 앞으로 투기적 장세는 더욱 심화될 것이고 이는 결국 빈부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게분명하다. 부동 자금을 합리적으로 관리, 수용할 획기적인 투자 상품이나 정책이 시급한 이유다. 이를 제대로 활용한다면 내수 진작은 물론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도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지난 97년 외환위기는 자산시장 팽창의 분기점이자 양극화의 원년이었다. 증권시장은 당시 한 달에 100포인트씩 오르면서 대박을 가져다 줬고 이로 인해 빈부의 극심한 양극화가 초래됐다. 뒤이어 찾아온 부동산 시장의 대폭발 역시 마찬가지다. 2000년대 접어들면서 전세 가격이 슬금슬금 뛰어 오르더니 매매가 동반 상승을 불러왔다. 급기야 2006년에 접어 들면서 한해 집값이 40%이상 뛰어오르는 대폭발 장세가 찾아왔다. 당시 노무현 정부는 8ㆍ31조치, 버블세븐지역 지정 등 숫한 투기억제책을 내놨지만 서민들의 등골은 이미 휠대로 휜 후였다.

경기침체 탈출을 위해 저금리가 불가피하다면 자산시장을 유연성있게 관리하는 것 역시 절대 필요하다. 수익이 생겨야 지출을 하게 되고 이게 밑바닥 서민경제를 되살리는 순환 동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산시장이 투기적으로 흐르게 되면 극심한 경제, 사회적 양극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고 이는 사회 분열을 가속화시키는 암적 요소다. 외환 위기당시 수출장려를 위해 일부 대기업 중심의 지원책을 펼친 결과 중소협력업체는 그야말로 빈사상태에 이르렀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같은 일을 하고도 중소기업 근로자 임금은 대기업의 절반 수준에 그쳤고 중산층은 붕괴되었으며 일자리는 쪼그라들었다. 경제를 살린다는 미명아래 가진 자, 일부 대기업들만 배를 불리는 꼴이 된 것이다. 더구나 지난 90년대 이후 주요 기업이 생산기지를 동남아 등지로 옮겨가면서 국내에선 제조업 공동화 현상이 촉발됐다. 국내에 투자되어야 할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간다면 자칫 자산시장의 동공화가 생겨날 수도 있다.

자산시장의 투기적 행태와 거품에 강한 메스를 가해야 한다. 단기적 경제회복과 성장만을 강조하며 시늉만 내는 분양권 전매 단속은 무의미하다. 이미 강자가 되어버린 기득권자를 제압하지 않고 과연 공정경쟁이라는 시장경제의 대전제 요건이 성립하는지도 성찰해 봐야 한다. 얼마전 타계한 서울시립대 손정목 교수의 명언이 새삼 강하게 다가온다. “해방후 토지채권 무효화와 6.25동란이 시장경제 발전에 되레 큰 축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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