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적 배상에 폴크스바겐 팬층에서도 반감 확산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폴크스바겐 그룹이 디젤 배기가스 조작에 따라 미국에서는 18조원에 가까운 배상안을 미 당국과 합의하면서 국내에서는 별다른 배상 방침이 없다. 이 같은 차별적 대우에 국내 소비자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폴크스바겐 국내 유력커뮤니티에서도 반감을 갖는 고객들이 늘면서 ‘불매운동’ 조짐을 보이고 있다.

2일 14만명 이상 가입된 ‘폭스바겐 TDI클럽‘에 따르면 다음에는 폴크스바겐 차량을 타지 않겠다는 글들이 적지 않게 올라오고 있다.

폴크스바겐 한 차주는 “다음에도 폴크스바겐 사려고 했는데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행태를 보니 정이 뚝 떨어진다”며 “이번 보상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차 팔고 다른 곳으로 이동할 것이다. 폴크스바겐은 두 번 다시 안 살 것”이라고 밝혔다. 또 “폴크스바겐과 아우디는 50% 넘게 할인해도 사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폴크스바겐 한 전시장 [헤럴드경제DB]

‘국가적 모욕’으로까지 지적한 차주도 있었다. 이 차주는 “환불되면 환불이라도 받고 다시는 폴크스바겐 쳐다보고 싶지 않다. 속인것도 속인 것이지만 기업이익만을 좇는 사후대책을 보면 국가적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파사트 1.8 TSI, 골프 7세대를 구매했다는 한 차주는 “다음에 차를 살 때는 폴크스바겐을 살 일은 없을 것이다. 평소 서비스도 그렇지만 본사 방침도 아쉽다”고 말했다.

폴크스바겐 차량을 중고차로 팔려고 해도 헐값 수준이 됐다는 차주도 있었다. 그는 “중고차로 팔려고 하니까 중고차값이 아니라 거의 폐차, 고차값 받는 수준이라 다른 차도 못 살 판”이라고 토로했다.

과거 대대적인 할인과 무이자 프로모션이 있었을 때 폴크스바겐 차를 많이 사준 국내 소비자들의 모습을 반성하는 의견들도 있었다. 한 차주는 “디젤게이트 터졌을 때 다른 나라에선 불매운동하고 그랬는데 우리는 할인해주니까 너도나도 샀다. 이를 보고 폴크스바겐이 배상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한국이 스스로 무덤을 판 꼴”이라는 또 다른 글도 있었다.

무능한 정부를 향하는 글들도 올라왔다. 한 차주는 “국토부, 환경부에서 인증받은 자동차를 샀는데 리콜받지 않으면 국민에게 과태료를 물겠다고 한다”며 “조작한 기업에 아무것도 못 하면서 과태료를 폴크스바겐한테 받고 차 소유주와 리콜 합의를 할 수 있게 해야지 공무원들이 일 못하면서 누구한테 과태료 물린다는 것이냐”고 분개했다.

일선 영업현장에서도 폴크스바겐을 향한 반감이 확산되고 있다. 구매 문의는 뚝 끊어지고, 계약한 차량을 취소하겠다는 철회 전화만 늘고 있다. 폴크스바겐 한 전시장 관계자는 “지난해 디젤게이트 막 터졌을 때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다. 계약이 줄줄이 취소되는 모습을 보면서 고객들이 이번에 더 싸늘해진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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