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테러 용의자들 모두 구소련 출신…러시아ㆍ중앙亞 출신 IS 테러리스트, 1년새 300% 증가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터키 이스탄불 국제공항의 테러범 3명 모두 구소련이었던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탄 출신이라는 사실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밝혀지면서 동유럽 국가에 경계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4년 이후 1년 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입한 러시아 남부 다게스탄과 중앙아시아 출신 대원이 300% 증가하면서 서방국가의 대(對)테러 정책의 변수로 부상했다.

이스탄불 국제공항을 강타한 폭탄테러는 터키에서 오랫동안 거주하거나 현지인, 혹은 IS주둔지역 출신의 대원이 아닌 외국인에 의한 공격이었다. 지난 28일 테러범 3명은 시리아의 IS 주둔 지역인 락까에서 터키로 넘어와 테러를 감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보 컨설팅 업체 수판 그룹이 지난해 12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6월 이후 IS에 가입한 외국인 대원은 총 12만 명에 이르며, 국적은 81개국에 이른다. 하지만 유독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국적 출신의 IS 신규대원들의 수가 늘어나 1년 사이 300%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문재연 기자]

특히 이번 테러는 IS 체첸분파를 이끌었던 인물이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과 친정부 성향의 일간지 예니샤파크 등은 테러범들 모두 무슬림 인구가 다수인 구소련 지역 출신이라고 보도했다. 또 테러를 조직한 인물은 체첸 출신인 아흐메드 샤타예프라고 보도했다. 샤타예프는 IS모집원으로 활동했으며, 2015년 10월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대테러 제재 대상에 지정된 ‘공인 테러리스트’이다.

지난 2013년 미국 보스턴 마라톤 테러가 발생했을 때 체첸과 구 소비에트 연방 소속국가의 무슬림 지역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렸다. 체첸은 소비에트연방국으로 강제흡수됐다가 1991년 소련이 붕괴되면서 독립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이들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전쟁이 발발했다. 체첸군의 패배로 나라를 빼앗긴 체첸은 인근 다게스탄 산악지대 등으로 피신해 독립운동을 지속했다. 1999년 2차 전쟁에서도 패한 체첸 군은 이후 ‘자살특공대’를 구성하는 등 러시아에서 여러 차례 자살폭탄 테러를 벌였다.

고립된 이들에게 손을 내민 것은 IS였다. 러시아 경찰 산하의 테러 대응 사무국의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 국적자 3400명이 시리아로 건너가 IS에 가입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만큼 체첸에 의한 러시아 테러 공격은 2013년 이후 30% 감소했다. 2014년 IS가 시리아와 이라크 주둔지역에 칼리프 국가를 선언하면서 러시아 내 테러범의 숫자도 절반 가량이 줄었다고 러시아 당국은 밝혔다. 일부의 체첸 혹은 러시아 반군 세력이 시리아 쪽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키르기스탄 당국은 이스탄불 국제공항 테러범 중 자국 국적을 가진 한 명의 신원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우즈베키스탄 측은 정보 파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수판 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IS신규대원의 국적은 튀니지가 6000명 가량으로 가장 많고 사우디아라비아가 2500명, 러시아가 2400명, 터키가 2100명, 요르단이 2000명 가량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륙별로는 서구 유럽이 5000명, 구 소비에트 연방 소속 국가들이 4700명이었다. 가장 적은 북아메리카의 경우 280명을 기록했다.

외국인 테러범에 대한 경계는 지난해 11월과 지난 3월 프랑스과 벨기에의 국적자들이 각각 파리와 브뤼셀에서 대형 테러공격을 감행하면서 높아졌다. 수판 그룹은 “서유럽 국가 출신 IS신규 대원 5000명 중 3700명은 프랑스, 영국, 독일, 벨기에 출신”이라며 “프랑스에서만 1800명, 영국과 독일에서는 각각 760명, 벨기에에서는 470명이 지난 2015년 10월까지 IS에 가입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러시아와 중앙아시아권 극단주의자들에 대한 경계는 상대적으로 약해져 이스탄불 국제공항 테러가 발생했다고 미 CNN방송 등 서방 외신들이 전했다. 이스탄불 국제공항 테러가 발생하기 20일 전 터키 정보당국은 자국 주요 기관에 IS의 테러 공격 가능성을 경고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경고를 받은 기관 중에는 테러공격을 받은 아타튀르크 공항도 포함됐다.

이번 테러범들은 이번 공격을 감행하기 전 IS의 주둔지역이었던 시리아의 락카를 범행을 벌이기 위해 터키에 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CNN정보에 따르면 이들은 IS로부터 자살폭탄 조끼와 총기 등의 장비를 전달받았다.

현재 터키 경찰들은 이들이 범행을 저지르기 전 묵었던 숙소가 있는 파타흐 지구에서 용의자들의 영상과 사진을 조사해 추가적인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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