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EU 협상 난항 예고…“이동의 자유가 더 큰 역할”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영국 차기 총리에 오를 집권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테리사 메이 내무장관이 영국과 유럽연합(EU)간 벌일 탈퇴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다시 한 번 명확히했다. 메이 장관은 특히 “브렉시트 국민투표는 (사람이) 이동할 자유가 지금까지 이뤄진 수준으로 계혹될 수는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라고 밝혀 향후 협상에 난항을 예고했다. 

이와 관련 스위스와 협상을 벌이고 있는 EU는 “EU 시민의 이동 자유에 대한 통제를 부과하는 계획을 밀고 나간다면, EU 단일시장 접근을 잃을 것”이라고 스위스에 경고했다. 사실상 영국 브렉시트 진영에 “이동의 자유”와 관련된 협상은 없다는 통첩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메이 장관은 3일(현지시간) ITV 방송과 인터뷰에서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하기 이전에 우리의 협상 입장이 분명해져야 한다”며 “일단 발동하고 나면 그 다음에는 모든 절차가 시작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건 그것을 (협상 입장) 적절한 기간에 해야 하고 동시에 영국을 위해 옳은 합의를 얻고자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테리사 메이 영국 내무장관(게티이미지)

협상 쟁점과 관련해서는 메이 장관은 “브렉시트 국민투표는 (사람이) 이동할 자유가 지금까지 이뤄진 수준으로 계속될 수는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라며 “이동의 자유에 대처하는 것과 관련해 올바른 합의를 얻는 게 중요하지만 상품ㆍ서비스 교역과 관련한 가능한 최선의 합의를 얻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간 데일리 메일이 여론조사업체 서베이션에 의뢰해 보수당 지지자를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 메이 장관은 선호도에서 59%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또 메이 장관이 리드솜 차관, 탈퇴파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과 양자 대결을 벌일 경우 각각 86%, 77%를 얻을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영국 일간 가디언은 “스위스-EU 협상이 향후 영국과 벌일 EU 탈퇴 협상에서 양보하지 않겠다는 EU의 의지를 드러낸다”고 보도했다.

2년째 이어지고 있는 EU 비회원국인 스위스와 EU 협상은 앞으로 영국과 EU가 벌일 탈퇴 협상에서 드러날 똑같은 문제를 내포한다. EU 단일시장 접근에 대한 대가로 EU 시민의 이동 자유를 보장해야 하는 문제가 영국과 협상에서도 재현된다는 것이다.

스위스는 2014년 2월 국민투표에서 EU 시민의 이민을 제한하는 법안을 50.34%의 찬성으로 통과시킨 바 있다. 유예기간을 3년 둔 이 법안은 내년 2월 시행해야 하지만 EU 시민권자의 취업 이민 입국 상한선을 정하려면 시행 전 EU와 협정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은 “브렉시트 협상 측면에 비춰볼 때 이동의 자유가 이제 더 큰 역할을 하고 있어서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서로 필요하므로 해결방안을 찾아야만 한다”면서도 “스위스가 EU를 더 많이 필요로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도 요한 슈나이더 암만 스위스 대통령에게 “만일 브렉시트가 있다면 스위스를 다룰 시간이 더는 없을 것”이라며 압박했다.

제네바대학 이브스 퓌리키게르는 “유럽이 영국에 명분을 줄 수 있어 스위스에 유리하게 합의하려는 마음이 덜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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