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꾸다 농수로에 빠져 숨진 주민, 法 “농어촌공사 배상하라”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사고 위험이 큰 농업용 수로를 차단벽없이 방치해 인근 주민이 숨졌다면 수로 관리자인 농어촌공사가 배상해야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209단독 오상용 판사는 농수로에 빠져 숨진 A 씨의 유족들이 한국농어촌공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4일 밝혔다. 


오 판사는 공사가 유족에게 장례비와 위자료를 포함해 총 46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고(故) A(당시 87ㆍ여) 씨는 지난해 5월 경기도 파주 자택 인근의 농수로에 빠져 숨졌다. 당시 자택 인근의 텃밭을 가꾸던 A 씨는 물을 뜨러 농수로에 내려갔고, 빠른 물살에 휩쓸려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튿날 오후 사고 지점으로부터 2km 떨어진 곳에서 이웃 주민이 A 씨의 신발을 발견했고, 경찰 수색결과 숨진 채 인근 농수로 철망에 걸린 A 씨를 찾아냈다.

이후 유족은 수로 관리자인 한국농어촌공사에 A 씨의 장례비와 가족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오 판사는 A 씨의 사고가 농어촌공사의 과실에 따른 것이라며 공사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이어 “해당 수로는 아파트 및 대로변과 가까워 텃밭을 경작하는 인근 주민들이나 대로변에서 술에 취해 농수로에 접근하는 이들의 사망사고 발생위험이 크다”며 “공사는 농수로 관리자로서 위험표시판을 세우고 차단벽이나 철조망 등을 설치해 인근 주민들이 접근할 수 없도록 해 사고를 방지해야 함에도 그대로 방치한 과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 판사는 또 사고 발생 3주 전 해당 농수로에 알코올 중독과 치매 증상을 앓던 40대 남성이 빠져 사망한 사실도 고려했다. 다만 오 판사는 “A 씨 역시 농수로에 접근하며 주의를 게을리해 추락한 잘못이 있다”며 공사의 배상책임을 60%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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