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살롱 수사 ②] 경찰 18명 구속…‘이경백 리스트’ 재연되나

-2012년 ‘룸살롱 황제’ 이경백 사건…경찰관 18명 구속, 66명 감찰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경찰관 18명이 구속되고 66명이 징계 및 감찰을 받았다. ‘룸살롱 황제’ 이경백(44) 씨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였다. 이 씨는 비밀금고에 100만원씩 묶은 돈다발을 쌓아뒀다. 경찰관이 찾아오면 주차장, 지하철역, 카페 등 장소를 불문하고 돈을 건넸다. 지난 2012년 있었던 ‘이경백 리스트’다.

최근 검찰은 서울 서초경찰서 소속 김모(43) 경사를 긴급 체포했다. 강남 룸살롱에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단속 정보를 흘려주고 1억원 상당의 뒷돈을 받은 혐의다. 검찰은 김 경사의 집과 사무실이 있는 서초경찰서를 압수수색했다. 강남 일대 룸살롱의 영업사장으로 일하던 양모(62) 씨를 구속한 것에 따른 것이다. 

최근 검찰이 룸살롱 업주로부터 정기 상납을 받은 혐의로 현직 경찰관에 대한 수사에 나서면서 2012년 있었던 ‘이경백 리스트’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또 검찰은 탈세 및 폭행 혐의로 고소장이 접수된 북창동 모 룸살롱 사장 봉모(48) 씨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다. 회계 담당 여직원의 집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검찰은 관할 경찰관에 대한 룸살롱의 상납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경백 리스트’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경백 리스트의 시작은 2010년 2월 한 건의 실종신고에서 시작했다. 집을 나간 딸 A(당시 18세) 양이 몇달째 소식이 없다는 부모의 신고였다. 서초경찰서는 휴대전화 통화내역에서 A 양이 강남 유흥업소 구인광고 번호로 전화한 흔적을 찾았다.

경찰은 서울 논현동의 룸살롱에서 여성종업원으로 일하던 A 양을 찾았다. 가게의 실소유주는 이경백 씨였다. A 양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가게에서 성매매를 강요받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 씨를 긴급체포했지만, 검찰이 체포를 승인하지 않아 이 씨는 석방됐다.

이에 당시 조현오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서울청 형사과에 직접 이경백 사건 수사를 지시했다. 서울성 수사팀은 3개월간 70여개의 관련 계좌 및 장부를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이 씨가 42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 미성년자를 고용한 혐의를 찾아냈다. 이 씨는 2010년 6월 구속됐다.

이후 이 씨는 자신이 뇌물을 건넨 경찰관들의 명단을 검찰에 진술했다. 이 씨의 2003년 결혼식 주례는 전직 경찰청 고위 간부가 섰다. 2009년 서울지방경찰청장이었던 주상용 씨의 사촌도 이 씨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이 씨의 저항으로 경찰은 자체감찰까지 벌였다. 이 씨와 자주 통화한 경찰 66명을 적발했다. 검찰은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고 논현지구대 근무자 등 전ㆍ현직 경찰관 18명이 구속됐다.

최근 검찰이 룸살롱 업주로부터 정기 상납을 받은 혐의로 현직 경찰관에 대한 수사에 나서면서 2012년 있었던 ‘이경백 리스트’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한편 이 씨는 여러차례 재판에 넘겨졌다. 이 씨는 2008∼2010년 유사 성행위와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2010년 7월 기소됐다. 이 씨는 1심에서 징역 3년6월을 선고받았다. 2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고, 이 판결은 지난해 1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2013년 6월엔 불법카지노를 운영한 혐의(도박개장 등)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바 있다. 이 판결은 2014년 9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2014년 7월 성매매 알선 혐의로 추가 기소된 이 씨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최근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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