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결혼식은 가라…결혼도 ‘DIY 시대’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결혼이 젊은이들한테는 더이상 필수가 아닌 ‘선택사항’으로 인식되면서 부모들의 의사가 아닌 본인들의 의사 결정으로 이뤄지는 비중이 늘고 있다. 특히 뻔한 결혼식보다 나만의 결혼식을 선호하면서 플래너에 의해 짜여진 웨딩보다는 스스로 만들어가는 걸 선호하는 ‘DIY 웨딩족’이 크게 늘고 있다.

4일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에 따르면 지난 한달 간 웨딩ㆍ파티드레스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9% 급증했다. 같은 기간 웨딩카 장식 소품과 코사지 등의 판매량도 각각 73%, 12% 늘었다.

11번가에서도 결혼 관련 상품의 매출이 품목별로 웨딩드레스 60%, 결혼 구두 45%, 웨딩카 장식ㆍ소품 35% 등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증가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스몰웨딩, 혹은 셀프웨딩을 원하는 예비 신랑ㆍ신부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사진=RF123]

몇년 전까지만 해도 신랑ㆍ신부가 웨딩플래너를 통해 패키지 형태인 ‘스드메’(스튜디오 사진 촬영ㆍ드레스 대여ㆍ결혼식 당일 메이크업) 상품 구매나 예식장 계약을 하면, 웨딩플래너에게 대행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G마켓 관계자는 “합리적이고 실속 있는 생활방식을 추구하는 젊을 층을 중심으로 스몰ㆍ셀프웨딩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결혼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데다가 본인들의 개성까지 살릴 수 있어 웨딩드레스 등 관련 상품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유통업계에서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 처음으로 셀프웨딩 팝업스토어를 선보였던 현대백화점은 셀프웨딩 코너를 아예 정식 매장으로 입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4월과 6월 각각 무역센터점과 판교점에서 진행한 셀프웨딩 팝업스토어의 반응이 그만큼 뜨거웠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웨딩드레스나 구두 등을 한 자리에서 살 수 있어 좋았다는 평이 많았고, 스몰웨딩 준비 노하우나 셀프웨딩 스냅 촬영 상담도 제공해 반응이 좋았다”며 “고객 10명 중 7명은 결혼을 준비하는 20~30대 젊은 층이었고, 재방문율은 40%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쇼핑몰 인터파크도 지난 4월 결혼 시장에 진출, 소비자와 웨딩업체 간 직거래 방식을 도입한 ‘인터파크 웨딩서비스’를 개시하는가 하면, 웨딩업체들은 셀프웨딩족을 겨냥한 드레스 직거래 박람회 등을 잇따라 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새로운 결혼 풍속이 오히려 또 다른 상술이라는 시각도 적지않다.

웨딩업계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결혼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여서 업계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많았던 터라 업계 입장에선 스몰ㆍ셀프웨딩이 반가운 수익 창출원”이라며 “소비자들도 단순히 저렴하기만 한 결혼식보다는 특별함을 더 추구하다보니 비용이 더 들 수밖에 없고, 결국엔 ‘스몰 럭셔리 웨딩’이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인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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