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 민주도 ‘통상 빗장’예고…보호무역 광풍 어디까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 자유무역이 재앙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선동적 발언에 이어 민주당마저 보호무역 기조 강화를 천명한 것이다. 민주당이 7월 말 열리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공개한 대선 정책 초안을 보면 이같은 기류가 역력하다. 가령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부정적이다. “성과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거나 “대기업은 이익을 보지만 노동자의 권익은 침해받고 있다”는 식이다. 또 환경보호와 공중보건 증진에도 미흡했다는 지적도 있다. 현 오바마 정부가 공을 들이고 있는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협정(TPP)에도 반기를 드는 모습이다. 한미FTA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특정 협정을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어떤 형태로든 손을 보겠다는 뜻이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대통령 후보를 공식 선출하는 자리이고 정책 초안은 그 후보의 대선 공약을 의미한다. 특히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되는 힐러리 클린턴은 미국사회 주류의 지지를 받고 있어 당선 가능성도 높은 상태라 우리로선 더욱 당혹스럽다.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누가 당선되더라도 미국 무역정책 기조의 일정부분은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실제 그 변화가 정책적으로 연결되기는 그리 쉬운일이 아니다. 민주당이나 공화당이 보호무역을 들먹이는 것은 다분히 대선 전략적 측면이 크다. 미국 역시 양극화 현상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경제가 다소 나아지고 있지만 일반 서민 노동자들의 현실은 달라지는 게 없다. 버니 샌더슨이 민주당 후보가 경선에서 선전한 것은 노동자들의 이같은 불만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기 때문이다. 당장 표를 의식해서 무역정책 방향 선회를 내비쳤지만 정작 실행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내놓은 공식보고서를 보면 미국의 대표적 자유무역협정인 한미FTA와 NAFTA가 수출증가 효과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FTA의 경우 그 효과가 50억달러 안팎에 이른다고 했다. 자유무역이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게 수치로도 입증된 것이다. 그런데 이를 거스르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기도 명분이 약하다.

그러나 브렉시트의 현실화에서 보듯 신고립주의와 자유무역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무역으로 먹고 사는 한국 입장에서는 여간 난처한 일이 아니다. 미국 대선 추이를 예의 주시하면서 ‘신보호무역주의’ 글로벌 흐름을 면밀히 분석해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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